석유 100만배럴 증산 합의?…이란 “바라던 수준만큼 합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6.23 19:57

▲OPEC 회의에서 연설하는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 (사진=이란 석유부)



[에너지경제신문 이수일 기자] 이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주요 산유국의 석유 증산에 합의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의 뒤 “OPEC의 결정은 받아들일 만한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내가 빈에 오자마자 말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의 증산 움직임에 반대해왔다. 오는 8월부터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부활하면 이란의 원유 수출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각 산유국이 대폭 증산하면 이란의 시장이 잠식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이란이 이번 증산에 동의한 것은 OPEC이 합의한 증산 규모가 1일 100만 배럴에 그쳤기 때문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OPEC과 주요 산유국이 지난 2016년 11월 하루에 180만 배럴을 감산하자고 합의했지만 실제 감산 규모는 280만 배럴에 달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합의대로 산유량이 1일 100만 배럴이 늘어나도 2016년 11월 감산 합의 수준과 같아지게 된다.

잔가네 장관도 이날 합의에 대해 “(2016년 11월) OPEC의 감산 합의 수준을 온전히 지키기만 하면 된다는 게 이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해석했다. 증산 합의로 2016년 11월의 감산 합의가 사실상 영향받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또한 오는 7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 증산에 산유국들이 합의해도 경제 위기를 겪는 베네수엘라 등은 증산을 하기 어려운 실정인 만큼 실제 증산량이 60만 배럴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이란이 이번 합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란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잔가네 장관은 “오는 9월 말에 다시 OPEC에서 유효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증산 합의에 동의한다”고 말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 부활 뒤 이란의 산유량, 원유 수출을 놓고 추가로 협상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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