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중국에 연 50만대 생산공장 짓는다…무역전쟁 대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11 07:49

▲테슬라 모델3.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미국 최대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연간 5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중국 상하이에 짓기로 했다. 상하이 공장은 테슬라가 외국에 짓는 공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이같이 보도하고,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해외로 가장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했을 때를 대비한 계획으로 평가된다"고 풀이했다.

테슬라 공장은 자유무역지대인 린강(臨港) 개발특구에 들어선다.

상하이 시 정부는 테슬라의 자동차 생산, 연구 개발, 판매를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달 주주들에게 상하이에서 전기자동차와 배터리팩을 생산하기 위해 당국 관료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장 건설은 필요한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시작된다.

머스크는 2년 전부터 테슬라 캘리포니아 공장 수준의 해외 생산기지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와 상하이 시 정부는 약 1년 간 협상을 벌인 끝에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미 경제매체에서는 테슬라의 행보가 예상보다 빨라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직후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최고 40%의 보복관세를 매기기로 하자, 중국에서 판매되는 세단 모델 S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X의 가격을 20% 이상 인상하기로 했다.

일부 고사양 모델은 권장소비자 가격이 3만 달러(한화 3351만 원) 넘게 뛰었다.

테슬라는 유럽연합(EU)의 보복관세로 인해 미국 위스콘신 주에 있는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기로 한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 데이비슨과 같은 행보를 한 것으로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 내 공장 철수 결정을 내린 할리 데이비슨을 연일 맹비난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장중에 2.9%나 상승했다.

테슬라의 캘리포니아 프레몬트 공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약 8만8000대의 전기차를 생산했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인근 네바다 주에 거대한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에서 보급형 세단인 모델 3, 향후 출시할 새 크로스오버 차량인 모델 Y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 3는 그동안 테슬라 제품 중에서 대표적으로 생산 차질을 빚어온 차종이다.

앞서 BMW가 중국에서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그룹 홀딩스와 중국 내 생산시설에서 내년까지 연산 52만 대를 목표로 가동을 늘리기로 하는 계약을 발표한 상태여서 중국은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에서 1만4000여 대의 전기차를 파는 데 그쳐 전기차 업체 중 톱 10에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테슬라 측은 "우리는 중국 시장에 깊이 공헌하고자 한다. 더 많은 차를 만들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테슬라가 2020년까지 미국과 중국의 제조시설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데 약 100억 달러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텐센트(騰迅)가 테슬라의 중국 내 펀딩에 실탄을 제공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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