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車회사 ‘발등에 불’…BMW, 공장 옮기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11 15:30

▲독일 뮌헨에 위치한 BMW 그룹 본사.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자동차 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1일부터 완성차 수입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면서 독일 포르셰의 마칸과 카이엔 SUV 가격이 약 7% 떨어졌다. 반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경우 미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한 제품에 대해 추가로 25% 관세가 붙으면서 총 40%의 관세폭탄을 맞아 가격이 기존보다 15%보다 오르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뿐만 아니라 유럽, 멕시코, 캐나다와도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WSJ은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자동차회사들이 전략을 재고해야할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BMW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스퍼턴버그에 있는 대형 생산시설에서 미국은 물론 중국과 유럽에 수출하는 럭셔리 SUV를 생산하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BMW가 미중 관세전쟁의 영향으로 미국내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BMW는 아직까지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스퍼턴버그에 있는 BMW 공장은 올해로 설립 26주년을 맞는다.

BMW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지난해 38만5900대를 생산해 이중 8만7600대를 중국에 수출하고, 11만2900대를 유럽에 수출했다.

자동차회사들이 무역전쟁 고조를 이유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생산시설을 세우는 데에 수년간의 준비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회사들은 관세 폭탄으로 인해 사전에 계획됐던 사업확장을 추진하는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볼보자동차 역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인근에 11억 달러가 들어간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북미지역에서 판매할 S60 니미사이즈 세단을 생산하고 있다. 볼보는 앞으로 3년 이내에 미국은 물론 중국으로 수출할 SUV를 이곳에서 생산할 계획으로 있었다. 또 이를 위해 직원 수도 기존 1200명에서 4000명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었다.

독일의 세계최대 자동차 변속기 제조사 대표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아주 잘하고 있다"면서 "다만 (제품)배달망은 복잡하다"고 말했다. 즉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만든 제품을 유럽에 보내고, 유럽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다른 곳에 보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미국과 유럽 간에 무역전쟁에 당혹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대중 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2000억 달러(약 223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추가 관세 부과는 내달 30일까지 2개월간 공청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부과 대상 목록이 확정된 뒤에 발효될 예정이다.

이번 관세 부과는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에 중국 정부가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면 그에 대해 또다시 보복한다는 미국 정부의 방침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에 추가로 포함된 관세 대상 품목은 의류, TV 구성품, 냉장고, 기타 첨단기술 품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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