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정재훈 사장 vs 원자력공학과 교수 'SNS 논쟁''..."탈원전하면서 원전 신기술 개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16 10:53

-정 사장 "원자력계가 30년 이상 된 옛 지식만을 고집하고 발전 외에 새로운 응용분야에 대한 연구 부진" 지적

-원자력 공학과 교수들 "최신 지식과 자료를 활용하고 있으며, 응용분야 연구도 탈원전 정책으로 동력 잃어" 반박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원자력학계 교수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설전을 펼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 사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서 원자력계를 향해 "30년이 넘은 지식을 가지고 20년 전 기술과 교보재로 학생을 가르친다. 원자력발전도 중요하지만 방사선 치료와 의료기기 쪽도 정말 많은 응용분야가 있고 전망도 좋다. 원자력발전 분야도 스마트원자로, 안전강화, 원전해체, 사용후연료, 핵융합 등 그동안 신경을 덜 쓰던 분야들이 서서히 각광을 받고 있다"고 올렸다. 한 마디로 ‘20년 전 구태에 젖어지는 원자력계’라고 비판한 것이다.

이에 원자력 관련 학과 교수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는 "20년 전 교재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교수들은 최신 지식과 자료를 반영한 강의 자료를 만들어 교재로 사용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주 교수는 "어떤 학문 분야에서든 기반이 되는 지식은 30년이 아니라 100년도 넘은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교수들은 그런 기반 지식에 새로운 지식을 더해 전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새롭고 유익한 지식도 창출할 연구도 수행해야 한다"며 "원자력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도 원자력의 미래가 없다면 할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원자력계가 그동안 열심히 연구개발을 해 오고 있는데 문재인정부의 ‘탈원전’으로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출처=정재훈 사장 페이스북 캡쳐

▲출처=정재훈 사장 페이스북 캡쳐


주 교수는 탈원전 정책으로 새로운 교과서 집필과 원자력 응용분야 연구과제에도 제동이 걸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 공학 교과서는 수요자가 적어 새로운 교과서가 잘 안 만들어 진다"며 "지난해 탈원전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야 비로소 전국 원자력과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핵공학개론 교과서 개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연구팀이 10년 전 인공지능 등에 사용되는 초고성능 전산자원을 활용하는 가상원자로 개발을 선도했었다"며 "우리를 따라 한 미국 오크리지 주관의 CASL 연구팀이 대규모 투자를 해 지금은 완전히 역전됐다. 다시 학생들과 연구를 열심히 해 만회해야 하는데 탈원전 해결을 도모하는 일에 시간을 너무 뺏겨 많은 교수들이 새로운 지식 창출의 본분을 다하지 못하는 애로점이 있다"고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정 사장은 "에너지전환에 대한 논점과 장ㆍ단점은 다 나와있다. 그 일은 다른 분들도 하고 있으니 그분들에게 맡겨두라"며 "방사선을 포함한 새로운 분야에 대해 지원범위를 계속 늘리는 등 원자력산업계 지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원자력 관련학과는 지난해부터 지원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카이스트(KAIST) 출신 범국민연대모임 김현승 대표는 "카이스트엔 원자력공학과 지원하는 학생이 0명이 된지 오래됐다. 이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 지적에 대해 정 사장은 "지난 학기에 5명이었고 이번 학기에 지원자가 없었던 것"이라며 "조만간 카이스트를 방문하는 등 학계와 소통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아무 문제 없는 대학도 많은 데 기자들이 그런 것은 안 쓰더라"며 "기자들이 균형된 시각으로 제대로 된 통계를 가지고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국내 언론들이 ‘한쪽 모습’만 집중 보도하고 있다는 정 사장의 볼멘소리로 해석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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