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기록한 재규어랜드로버, 기부금은 0.01% ‘쥐꼬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16 16:50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기록하면서 흥행을 이어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이하 재규어랜드로버)가 기부금으로 약 1억 6000만 원, 총 매출액의 0.01%만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함께 수입차 브랜드 ‘매출 1조 원’ 클럽에 진입한 한국토요타자동차(이하 토요타)가 약 6억 5000만 원(0.06%) 지불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최근 수입차 시장 호황세로 판매가 늘어난 만큼 국내 재투자나 사회공헌 분야를 강화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는 2017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에 기부금으로 1억 6738만 8164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이 회사가 국내에서 올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1조 177억 원을 기록했다. 수입차 브랜드 중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BMW 그룹 코리아에 이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는 쾌거를 이뤄냈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0.016% 수준에 그쳤다.

▲(자료=각사 감사보고서)


재규어랜드로버는 최근 3년간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기부금은 미미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기준으로 매출액 7476억 원, 기부금 약 1억 원을 기록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0.014% 정도로 집계됐다.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역시 매출액 9198만 원, 기부금 1억 6760만 원으로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0.018%에 그쳤다.

문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6년 대비 75% 증가한 65억 8000만 원에 달했지만 기부금 규모는 도리어 줄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부금은 2016년(1억 6762만 원)보다 약 24만 원, 0.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약 146억 원을 기록했다. 판매가 늘어나면서 국내에서 창출한 소득도 자연스레 증가했지만 기부에 지출한 비용은 줄인 셈이다.

반면, 순이익을 상회하는 ‘파격적인 배당’은 꾸준히 이어졌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해 약 146억 3700만 원을 배당금으로 책정, 순이익 전부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 회사에 대한 지분은 영국 본사가 100% 소유해 배당금을 본사가 전부 취하는 구조다. 2015년, 2016년에도 순이익을 웃도는 121억 여원, 143억 여원을 각각 배당하면서 배당성향이 최고 123.8%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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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면서 수입차 브랜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토요타는 재규어랜드로버와 달리 기부금 규모를 대폭 늘렸다. 2016년 2억 3600만 원에 그쳤던 기부금이 지난해 6억 5100만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부금 증감율은 175% 늘어나 같은 기간 매출 증감율(22%)을 앞질렀다. 토요타는 2016년 약 8500만 원 수준이던 매출액을 지난해 1조 400억 원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도 △2015년 0.039% △2016년 0.027% △2017년 0.062% 정도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은 "올해 예산을 책정할 때 기부금 규모를 30% 이상 늘리는 것으로 이미 결정한 상황"이라며 "단순히 계획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실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부금으로 전부 책정이 불가능한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글로벌 어프렌티스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내 재투자 및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국산차 시장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며 "영향력이 늘어난 만큼 국내 재투자와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브랜드가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노력하는 가운데 본사 배당에만 신경 쓰는 이미지가 각인된다면 향후 판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입차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메르데세스-벤츠 코리아와 BMW 그룹 코리아는 지난해 각각 25억 원, 20억 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규모는 각각 0.06%, 0.05% 정도였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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