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구축 아파트 매수는 더 꼼꼼히 검토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18 15:08
김학렬 소장

▲더리서치 부동산연구소 김학렬 소장


가장 많은 아파트가 공급되었던 시기는 1980년대와 1990년대다. 1980년대 공급된 아파트는 대부분 현재 재건축이 되었거나 추진 중에 있다. 재건축된 아파트의 경우 좋은 입지에 새 아파트라는 상품이기 때문에 인기도 많고 시세도 높다. 시세가 아닌 다른 문제로 매수 여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1990년 이후에 공급된 구축 아파트의 매수 여부다. 현재 가장 많은 구성비를 차지하고 있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가장 많은 매매와 임대 거래가 되고 있는 아파트다. 현재의 이 매수 추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가 아파트 매수층들의 고민일 것이다.

해답은 간단하다. 아파트 매수 수요 여부와 주변에 추가로 공급될 신규 상품이 있는지를 판단하면 된다.

먼저 재건축 아파트 가능 연한이 30년이기 때문에 아파트의 수명을 30년으로 가정을 해 보자. 10년씩 나눠 경쟁력 유무를 따지면 구아파트 매수 여부에 대한 기준이 나온다. 10년차 미만의 아파트는 상품 경쟁력으로는 특별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입지만 보면 된다. 기존 도심이라면 현재 기준으로 입지의 수준을 평가하면 되고, 신도시라면 기반시설 완성이 언제쯤 될 것인지를 예측하면 된다.

10년에서 20년차 아파트는 거래가 활발한 연차기 때문에 입지적인 요소와 상품적인 요소를 비슷한 비율로 고려하면 된다. 신도시라 하더라도 충분히 입지가 활성화될 만한 시간이라 현재의 입지 평가가 좋지 않다면 매수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입지 조건은 양호한데 주변에 신규 아파트가 많이 공급되었거나 될 경우는 상품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추가 시세 상승 가능성이 있는지, 현재 공급이 지역 수요 대비 많은지를 꼭 따져 봐야 한다.

매수 결정 시 가장 많은 고려를 해야 할 대상이 바로 20년이 넘은 구축아파트다. 1기 신도시의 거의 모든 단지가 해당된다. 20년차가 되면 입지 경쟁력은 이미 검증이 완벽하게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다.

입지가 좋기 때문에 매수 의향은 낮더라도, 임차로 살고 하는 수요는 매우 많을 수 있다. 임차로는 거주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전세가율이 매우 높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실수요가 많기 때문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입지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있다.

향후 인플레이션 이상의 시세 차이를 예상하고 구입을 해야 한다. 만약 시세가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살 필요가 없다. 공급량 대비 수요량이 많으면 가격이 오른다. 따라서 추가적으로 공급되는 상품이 없다면 가격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다.

1기 신도시의 대표지역인 분당과 일산을 예로 들면, 분당은 1991년부터 입주를 시작했기 때문에 가장 오랜된 신도시다. 대부분의 단지가 20년이 넘었다. 가격 상승 추이를 보면 2006년~2007년을 고점으로 2013년까지 가격이 하락했다가 최근 2년 동안 상승하고 있다. 지역 내 공급량 대비 수요량이 여전히 많고 추가 공급 계획도 많지 않다. 단 40평형대 이상 대형 아파트의 경우는 여전히 2006년 전고점을 크게 회복하지 못했다. 수요가 중소형 대비 적다는 것이다.

일산신도시의 경우 신도시 초기부터 10년차 까지는 신도시 부동산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엔 분당, 평촌, 중동, 산본 등 5대 신도시 중에서 시세가 가장 낮다. 상품 경쟁력이 낮아진 데다가 주변 지역에 공급이 대량으로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쪽에서는 파주 운정, 서쪽에는 김포한강, 남쪽에는 삼송이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일산은 일자리, 교통, 교육, 환경을 제외하면 경쟁력이 낮아질 확률이 높다.

준공년차가 낮으면 입지적인 요소에 대한 비중을 더 두고, 년차가 많아질수록 상품 경쟁력에 대한 가중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매수 여부를 결정하면 안된다. 반드시 입지 경쟁력과 상품 경쟁력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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