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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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부 이현정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안뒤야(안돼). 안뒤야. 우리 마을에 태양광은 안뒤야."

한적한 시골에 태양광 설치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최근 아산시 죽산리를 다녀왔다. 80∼90대 노인만 있는 마을에서 태양광 반대 시위에 나선 배경이 궁금했다. 전면에 나선 사람 논리보다 마을 구성원 이야기가 듣고 싶어 마을회관을 먼저 찾았다. 몇 분의 할머니가 도란도란 모여 쉬고 있었다.

"어머니, 태양광이 왜 싫으세요?"

"14개나 들어온뒤야."

"어머니, 개수말고 또 싫은 건 뭐가 있으세요? 태양광 들어오면 마을에 발전기금도 내요. 그런 것은 못 들으셨어요?"

"낸댔는지 아닌지는 모르는디, 우리 마을은 죽어도 안뒤야. 그기 들어오면 산사태도 난뒤야."

반대를 위한 반대인지, 이유 있는 반대인지가 사실 가장 궁금했다. 화투를 치고 계시던 다섯 분의 할머니 중에 딱 한 분만이라도 ‘옳다구나’ 싶은 답을 해주길 내심 기대했다. 그런 대답은 없었다. 뉴스나 누군가 입을 통해 들은 이야기가 전부였다. 이 마을에선 태양광 설치와 관련돼 사전에 제대로 된 설명회가 한 번도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의 사례는 이와 다르다. 주민 100% 동의로 태양광 발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1년 50회가 넘는 마을회의를 통해 이뤄낸 성과였다. 업체는 주민에게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제공한 뒤 다듬는 데 시간을 들였다. 덕분에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사업은 순항 중이다. 당시 마을 이장은 "저녁에도 주민들이 궁금사항이 있다고 하면 사업자가 곧장 달려왔다"고 했다. 업체는 주민의 궁금증이나 오해를 푸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태양광 반대 시위가 있는 마을에 가면 언제나 레퍼토리는 같다. 업체는 마을 대표 몇 명만 구워삶고(?) 만다. 다음 수순으로 주민과 마을 대표간 갈등이 이어진다.

주민은 제대로 된 정보가 필요하다. 주민들은 ‘왜 태양광을 설치해야 하는지’, ‘에너지전환정책이 왜 필요한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왜 지구 기온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자고 했는지’에 관해 알아야 한다. 업체는 돈의 논리만 앞세워선 안된다. 정부 역시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만 하는 구태는 곤란하다. 태양광 발전사업을 두고 정부, 지방정부, 업체, 주민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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