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20년만에 최저성장…대북제재·에너지 부족 등 겹악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20 18:3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청진조선소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사진=연합)


지난해 북한 경제성장세가 뒤로 밀리며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인 199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북한 경제가 위축된 것은 무엇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여파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극심한 가뭄과 만성적인 에너지 자원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산업 전반이 크게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7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97년 기록한 -6.5% 성장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다. 1990년대 후반은 북한이 ‘고난의 행군’이라 부를 만큼 대기근에 시달렸던 시절이다. 북한은 1995~1998년까지 매년 홍수와 가뭄을 겪었고, 곡물 생산이 아예 안 돼 배급이 끊길 정도로 경제 여건이 안 좋았다.

이후 북한 경제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0.4%의 성장률로 돌아선 뒤 2005년 3.8%까지 올라섰고, 지난 2010년(-0.5%)을 제외하고는 0.4~1.3% 사이에서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2015년 -1.1%로 꺾였고, 2016년 3.9%로 올라섰으나 지난해 다시 내려앉은 것이다.

신승철 한은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지난해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수출이나 생산활동이 아무래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북한은 농림업 비중이 큰데 지난해 기후가 안 좋았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전력 사정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요인이 부정적인 쪽으로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대부분의 분야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북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림어업은 전년 2.5%에서 지난해 -1.3%로 꺾였다. 가뭄 등으로 곡물 생산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북한 경제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축인 광공업도 석탄을 중심으로 광업 성장(-11.0%)이 나빠지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8.5%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20년 만에 가장 안좋아졌다.

제조업도 전년 8.4%에서 지난해 -6.9%로 역성장하며 지난 1997년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에너지 자원 부족으로 중화학공업 생산(-10.4%)이 위축된 탓이다. 저수량 감소로 수력발전량이 줄면서 전기·가스·수도업도 -2.9로 부진세를 면치 못했다. 건설업도 -4.4%로 지난 2006년(-11.5%)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0.5% 성장하긴 했으나 2013년(0.3%) 이후 가장 낮았다.

북한의 산업구조는 지난해 광공업과 건설업 비중이 줄어든 대신 농림어업과 서비스업 비중이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농림어업은 명목GDP 대비 차지하는 비중이 22.8%로 전년대비 1.1%p 상승했고, 광공업은 전년대비 1.4% 하락한 31.8%로 집계됐다. 서비스업은 31.7%로 전년대비 0.6%p 올랐다.

한편, 북한 경제는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같은 날 발표한 ‘2017년 북한 경제성장률 급감의 원인과 전망’ 자료에서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한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북한의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략연은 작년에 -3.5% 성장한 데 대해 "2016년 3.9%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이례적인 급감에 해당한다"면서 대북제재에 따른 수출 급감 및 광업 생산의 저조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전략연에 따르면, 북한의 작년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37.2% 감소했다. 특히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무연탄은 전년 대비 65.9% 줄었고, 철광석 수출은 작년 10월 이후 전무했다.

이는 작년 8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71호에서 북한산 무연탄 및 철광석 수입을 전면 금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올해 1∼5월 북한의 대중 수출액이 작년 대비 40% 가량 감소했다며, 작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가 올해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연은 "대북 석유수출을 제한한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올해부터 수출제재에 더해 수입제재가 본격화됨에 따라 내부 생산에 직접적 악영향이 초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국가 경제발전 5개년 전략 등 북한의 경제건설 총력노선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향후 경제건설 총력노선 달성을 위해 대남·대외관계 개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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