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 에너지로 비화 조짐…中 LNG 수입선, 러시아로 돌리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23 16: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무역에서 시작된 미중 간 갈등이 환율전쟁에 이어 에너지 분야로까지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소비국 중국이 LNG 수입선을 러시아로 돌리는 문제를 협의중이다.

23일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러시아와 장기적인 LNG 공급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누얼 바이커리 중국 국가에너지국 국장은 러시아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개설을 협의하고 있으며 이번 협의가 합의에 도달하게 되면 향후 10년내 양국간 천연가스 거래는 700억 ㎥에 달하면서 러시아가 중국의 최대 천연가스 공급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천연가스분야 애널리스트인 쑨양은 미중간 무역전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이 ‘마지막 한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전까지는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관세 리스트에서 LNG를 제외해놓고 있었다면서 이는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여지를 여전히 남겨두고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은 지난 수년간 빠르게 증가했으며 미국내 많은 기업들이 중국시장을 겨냥해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해왔다는 점에서 중러간 천연가스 협력은 미국 기업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의 왕쥔 부주임은 미중관계가 계속 악화되면 중국은 미국이 제재하는 만큼의 보복관세 부과를 고려하게될 것이라면서 그렇게될 경우 긴장관계가 에너지 분야로까지 파급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5000억 달러의 제품에 모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왕 부주임은 "LNG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는 미중, 양국의 이해가 일치하고 있는 부분"이라면서 "미국은 수출을 하고 싶어하고 중국은 엄청난 수요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공급선을 러시아로 돌릴 경우 미국기업들은 세계 최대 시장을 잃게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2월에서 2018년 4월까지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이 미국 생산량의 14%에 달했으나 지난 5월에는 한 척의 수송선박이 중국에 도착했고 6월에는 그나마 한 척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까지 중국은 미국 LNG의 3대 수입국 가운데 하나였다.

중국에서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 권장되면서 천연가스 소비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의 천연가스 소비량은 2373억㎥로 이중 3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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