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종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
[한국시설안전공단 강영종 이사장] 지난달 중순 막을 내린 러시아 월드컵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당초 목표였던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독일전 승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독일전 승리는 1승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인 독일은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멕시코전에서 패하는 바람에 우리나라를 반드시 이겨야만 16강에 오를 수 있는 처지였다. 이 때문에 독일과 맞서는 우리 대표팀의 승리 가능성은 극도로 낮게 분석됐다. 막판까지 대표팀을 응원하면서도 많은 골 차로 패하는 게 안쓰러울 것 같다며 TV중계를 안보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양상은 달랐다. 강한 압박전략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은 갈수록 활발해졌다. 반면 독일 선수들은 경기 종반으로 갈수록 초조해졌다. 그러한 상황이 이어지다 마침내 찾아온 기회를 우리 선수들은 놓치지 않았다.
독일전 승리는 전략과 체력과 승리에 대한 간절함 등 모든 면에서 뒤지지 않았기에 얻어낸 감동적인 승리였다. 세계 축구 역사에도 길이 남을 독일과의 한판 승부는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지난 2년 여를 새로운 감회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독일과의 시합이 있기 1주일 전, 기획재정부의 2017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평가 결과 공단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최상위 A등급을 획득했다. A등급을 받은 기관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가운데 나온 ‘연속 A등급’이라서 더욱 값진 성과였다.
공단은 지난해 A등급을 받기 전까지는 2년 연속 최하위 E등급에 그쳤다. 2년 내리 E등급에서 A등급으로 4단계나 상승한 것은 경영평가 역사상 공단이 처음이었다.
올해 경영평가 결과가 나온 뒤로 "2년 연속 꼴찌에서 2년 연속 최상위를 기록한 비결이 뭐냐"며 진지하게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독일을 꺾은 우리 대표팀을 예로 들면서 몇 가지 설명을 해주곤 하는데, 이때 즐겨 쓰는 표현이 바로 ‘동(動)하면 통(通)한다’이다.
과거 공단은 저조한 경영평가 성적으로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고, 여러 곳에서 이런저런 눈총을 받느라 직원들의 사기도 바닥권이었다. 그러한 불편하고 불명예로운 상황을 떨치고 어떻게든 자존심을 회복하는 게 급했다.
이에 공단이 처한 상황 전반을 놓고 원인과 해법을 찾는 작업을 하나 둘 시작했다. 공단이 지난 시절의 관행에 의존하느라 외부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측면은 없는지 우선 진단했다.
각자 열심히 일하는데도 외부에서 매기는 성적은 기대에 못미치는 일이 더는 없도록 평가 대응체계도 정비했다. 각종 평가지표에 대한 연중관리도 시작했고 의사결정 과정 등을 시스템화하는 작업도 착수했다.
이러한 변화에 필요한 동력을 확보하자는 뜻을 담아 ‘레츠 동’(Let’s 動)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제시했다. 외부의 변화에 적응해 내부의 경쟁력을 키우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주인공이 돼 변화를 주도해보자는 다짐이었다.
‘2년 연속 최상위 A등급’은 이처럼 모든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2년 여를 노력한 값진 결과였다. 공단은 독일전 하루 앞서 발표된 행정안전부의 재난관리 평가에서 ‘안전관리 분야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벼랑 끝 마주한 독일전에서 뜻밖의 승리를 이뤄낸 것처럼, 조직원 모두의 간절함이 이뤄낸 그야말로 겹경사였다.
독일전 승리의 감동과 2년 연속 최상위 등급의 자부심이 함께 한 2018년 여름, 우리의 키워드는 다시 한 번 ‘動하면 通한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