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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소(해우)의 일종인 ‘매너티’(manatee).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멕시코 남부의 강과 석호(潟湖)에서 바다소(해우)의 일종인 ‘매너티’(manatee) 수십 마리가 떼죽음을 당해 과학자들이 원인 규명에 나섰다.

해당 지역은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가 운영하는 대규모 유정(油井)에 인접한 곳으로 매너티 뿐만 아니라 어류, 파충류, 새, 해양동물들도 잇따라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멕시코 타바스코 주 비찰레스에 사는 주민들은 지난 5월 18일 숨진 채 물 위에 떠다니던 매너티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 후로 몇 주 동안 죽은 매너티가 계속 발견된 것은 물론, 강 위로 죽은 물고기들도 떠오르기 시작했다.

타바스코 주 정부는 매너티 29마리의 폐사를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주민들은 그 수가 50마리에 가깝다고 전했다.

당국은 강물 표본을 채취하고 죽은 동물들을 부검했으나 아직 정확한 폐사 원인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보카델리오 기술대학 연구진은 이 지역 강과 석호에서 납과 카드뮴 농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으나, 다른 생물학자들은 물과 죽은 매너티의 몸에서 독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멕시코 연방정부의 의뢰로 이뤄진 또 다른 연구 결과는 매너티의 떼죽음에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수온 상승도 그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이 가장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곳은 멕시코의 국영 석유기업인 페멕스다.

페멕스는 매너티가 떼죽음을 당한 강과 석호 주변에서 40여 년 동안 유정과 가스 시설을 운영해왔다.

이에 페멕스는 "문제가 확인된 강의 지류 인근에서는 회사 측이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았다"면서 타바스코 주에서 운영 중인 시설들에 대해서도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며 어떠한 유출이 발생한 기록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현장 취재를 거쳐 해당 지역 인근에 페멕스의 대형 유정 2곳이 있다고 반박했다.

페멕스는 1930년대 석유 산업이 국유화된 이후 타바스코 주에서 많은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 지역 출신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한 많은 주민이 석유 산업에 따른 환경 피해를 비난해왔다.

사태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과학자들은 이 지역에 사는 매너티들을 구조해 수족관이나 연구시설로 옮기고 있다. 매너티는 개체 수 증가로 지난해 멸종위기종 명단에서 빠졌으나, 절멸위기종에는 여전히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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