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기억하며 회사 성장까지 견인하는 ‘착한 기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8.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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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수요집회’ 프로그램으로 2018년 8월 현재까지 총 11회 200여 명이 참석하고 있다.(사진=마리몬드)

[에너지경제신문 김효주 기자]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기억’하는 착한 기업들이 있다. 판매 수익금이나 후원금을 모아 적극 기부하는 기업들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들의 선행은 입소문을 타 판매량이나 참여율 증가로 이어진다. 착한 프로젝트가 매출증가와 회사 성장을 견인하며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마리몬드와 티몬의 착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소비자가 늘자 착한 기업과 캠페인이 확대되고 있다.

마리몬드는 동반자의 이야기를 담은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동시에 ‘공감’ ‘기억’ ‘재조명’ 키워드로 일본군‘위안부’ 할머니와 학대아동을 위한 선행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들에게 영업이익의 최소 50%를 기부하는 마리몬드의 작년 매출액은 100억 원을 돌파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6100만 원을 모아 지난 2015년 서울 상암동 평화의 공원에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소녀상 원정대’ ‘함께 가는 수요집회’ 등을 펼치고 있다.

일본군‘위안부’ 할머니의 삶을 닮은 꽃을 찾아 플라워 패턴을 디자인하고 다양한 제품에 입히는 ‘꽃할머니’ 프로젝트에도 활발하다. 피해자로만 비춰지는 할머니의 단편적인 모습을 탈피해 희망을 전하는 예술가, 나아가 다음 세대를 위해 평화를 외치는 인권운동가로 할머니를 재조명하기 위한 시도다.

과정은 쉽지 않다. 디자인팀, 마케팅팀, 동반자팀 등에서 각 팀원이 모여 TF가 꾸려진다. 이들은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은 할머니를 약 두 달 동안 추적한다. 마리몬드 관계자는 할머니 선정기준에 대해 "TF팀이 할머니를 직접 찾아뵙고 만약 돌아가신 경우에는 구술집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공부를 한다"고 설명했다. 할머니와 어울리는 꽃을 찾는 ‘휴먼브랜딩’도 이어진다. 할머니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꽃을 연결하기도 하고 할머니의 생애와 유사한 꽃을 선정하기도 한다. 또는 할머니가 좋아하는 꽃과 브랜딩하는 경우도 있다.

마리몬드 이애리 실장은 "김복동 할머니의 경우에는 할머니의 자애로운 성격을 반영해 목련을 꽃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정부에 큰 목소리를 내면서도 일본 대지진 땐 성금을 냈다. 할머니의 스토리와 어울리는 꽃이 선정되면 메시지를 담고 플라워 패턴 디자인을 완성해 프로젝트를 마친다.

이 실장은 "우리사회 구성원들의 존귀함을 이야기하는 브랜드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마리몬드는 기부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아니라 꽃할머니 프로젝트처럼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를 바르게 알리고 기억하게 하는 것 그리고 학대아동과 아동 인권 등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했다.

티몬은 모금 플랫폼인 ‘소셜기부’로 ‘독립운동가 후손 주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광복절을 앞둔 지난 14일 시작해 3일 동안 총 3715명에게 후원금을 이끌어냈다. 티몬 관계자는 "한국 해비타트가 추천해준 독립운동가 후손 두 분 중 한 분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다음날 티몬은 공식적으로 ‘독립운동가 후손 주거 개선’ 캠페인으로 모금한 2000만 원과 부족한 500만 원을 지원해 총 2500만 원을 독립운동가 후손인 할아버지 한 분에게 전달한다고 밝혔다. 한국해비타트 사업 관계자는 "작년에 처음 시작한 프로젝트를 올해엔 티몬 측에 제안해 진행 중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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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전, 대구 등 전국 9개 지역의 소녀상을 함께 방문하는 ‘소녀상 원정대’ 캠페인에 2018년 8월 현재까지 400여 명이 참여했다.(사진=마리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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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처음 시행한 ‘독립운동가 주거 개선’ 프로젝트는 내부 수리 위주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티몬과 수리 규모를 더욱 확대했다.(사진=한국해비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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