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불법주차 사태' 지켜본 외국인 주민 반응은..."말도 안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8.31 11:50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자신의 차에 아파트단지 주차단속 스티커를 붙인 데 앙심을 품고, 차량으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막아 통행을 방해한 차주와 이에 맞서 차주를 응징하려는 주민 간 갈등은 이웃 외국인 주민 사이에서도 단연 화제가 됐다.  

사건이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31일 페이스북의 송도 외국인 커뮤니티에서 서로 관련 기사나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의 견해를 글로 올리며 관심을 보였다. 

한 주민은 30일 관련 영문 기사를 링크하고 "차주가 주차장을 막은 것에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답니다"라며 현장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정의 구현을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대책을 검토하고 있네요"라고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외국인은 "첫날부터 이번 일을 쭉 봐 왔는데 정말 말도 안 된다"며 "마치 리얼리터 TV쇼 같다"는 촌평을 남겼다. 

외국인들은 이 밖에 주민들의 항의 메모지가 차량 전체를 뒤덮은 사진을 게시판에 올리는가 하면, 차주가 차량을 중고차 딜러에게 팔려다가 실패한 사실, 차량을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한 주민이 바퀴 잠금장치를 설치한 사실 등도 공유하며 실시간 상황 전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송도에는 전체 인구 13만명 중 3천명이 외국인이다. 이들은 주로 국제기구·외국기업·국제학교에 종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달 27일 오후 4시 43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여성 A씨가 자신의 차량으로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를 가로막으면서 촉발됐다. 

관리사무소가 입주민 식별 스티커를 차량에 부착하지 않은 A씨의 차량에 단속 스티커를 붙여 놓자 A씨는 강력하게 항의하다가 주차장 입구에 차를 세워놓고는 자리를 떴다. 

주민들은 약 6시간이 지나도록 차주가 연락에 응하지 않고 나타나지 않자 A씨 차량 밑에 기름을 뿌리고 손으로 밀어 인근 인도로 옮긴 뒤 차를 가져갈 수 없도록 경계석과 다른 차들로 막아놓았다. 

A씨는 주민들의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30일 밤 "진심으로 사과한다. 개인 사정으로 아파트를 떠날 계획이다"라는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입주자 대표단에 전달하고 대리인을 통해 차량을 가져갔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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