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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축 받으며 법정 출석하는 조석래 명예회장.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1천300여억 원의 세금을 포탈한 죄로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했던 혐의 중 일부를 ‘무죄’라 보았지만, 선고 결과는 1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효성 측은 선고 결과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즉각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항소심 재판부 "실형 선고 불가피"...효성 "상고할 것"
5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 2심 선고공판에서 서울고법 형사7부(김대웅 부장판사)는 조 명예회장에게 ‘세금 포탈’ 등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 및 벌금 1천352억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액수가 거액인데다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임직원이 동원돼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의도적으로 조세포탈을 하려했던 것이 아니라 기업 생존을 위해 부실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결과라는 점과 포탈 이익이 개인에게 귀속되지 않은 점은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재판이 끝난 뒤 효성 측은 "항소심 재판부도 조 명예회장의 세금포탈 혐의가 IMF 사태 당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회사를 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는 점을 인정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형이 선고돼 안타깝다"며 상고 의지를 밝혔다.
◇ 거동도 불편한 조석래 명예회장...결국은 ‘자존심 싸움’
이날 조 명예회장은 1심과 동일하게 또다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실제 감옥에서 형을 살진 않는다. 조 명예회장이 83세의 고령인데다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 명예회장은 담낭암 수술 후 전립선암이 추가로 발견됐고, 부정맥 증상도 있어 건강상태가 매우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날 조 명예회장은 지팡이를 짚고 주변의 부축을 받은 채 재판장에 들어섰다. 앞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조현준 회장은 "고령이신 아버지가 여생을 건강을 추스르며 명예롭게 보낼 수 있도록 재판부에 선처를 바란다"며 울먹였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도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결국 상고심 재판은 효성의 ‘마지막 자존심 싸움’이 될 전망이다. 조 명예회장의 변호인 측은 상고심에서도 ‘세금 포탈’ 등의 혐의를 받는 조 명예회장의 과거 행위가 ‘나라를 위한 일’이었다는 점을 적극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영업 손실이 컸던 효성물산을 법정관리 절차에 따라 정리하려했으나 하지 못하고, 이를 떠안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항소심 재판부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한편 재판부는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남 조현준 회장에게 "범행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으며 횡령금 전부를 변제했다"며 1심처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