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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유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대학 때 주식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주식에 직접 투자하면서 증권사에 입사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이번 행사에서 실무자들에게 직접 상담을 받으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는 금융권에 취업하길 희망하는 구직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구직자들은 금융권 실무자들에게 직접 설명을 듣기 위해 20분 이상 기다리는 이들도 많았다. 인사팀 담당자들은 과거 증권사에 입사하기 위해 이력서를 썼던 때를 떠올리는 듯 했다. 현재 증권업 현황이 어떤지, 인사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은 무엇인지 등을 성심성의껏 알려줬다. 구직자들에게 "말하는거나 스타일을 보니 증권업에 오면 잘 할 것 같다", "힘내라" 등의 응원을 하기도 했다. 

담당자와 상담을 끝낸 구직자들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오랜 시간 도서관이나 학원에서 있다가 밖에 나와서 실무자들에게 격려의 말까지 들으니 어느때보다 자신감이 붙었다고 평했다.

구직자들의 밝은 표정이 유독 인상깊었던 건 최근 만난 증권업 종사자들의 그늘과 상반됐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화두는 단연 ‘금융소비자 보호’다. 지난 7월 25일 금융위원회의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자료만 봐도 그렇다. 업무보고 자료 1페이지부터 41페이지까지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소비자’였다. ‘소비자 보호’, ‘소비자 중심’, ‘소비자정책’ 등 반복되는 ‘소비자’ 단어에 읽는 사람마저 지루할 정도였다. 금융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2016년 발표한 ‘초대형 IB 육성방안’만 봐도 그렇다. 전 정부에서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자는 취지로 해당 안을 발표한 후 증권업은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 자기자본을 늘리고 조직을 새로 개편하고 각 업무에 맞는 유능한 인재들을 채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증권은 물론 모든 금융업의 중심이 ‘소비자’에만 맞춰지고 있다.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금쪽같은 시간을 당국이 스스로 버리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 인사담당자들은 하나같이 "신규 사업을 허용해주지 않는 이상 증권사 입장에서도 무한정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 취업하려는 구직자들과 이들에게 하나라도 알려주려는 증권업 종사자들의 마음과 달리 당국은 ‘소비자’만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고개를 돌릴 때다. 자본시장의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구직자들, 지속되는 고용부진, 일자리를 늘리고 싶어하는 증권사, 이 세 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건 결국 당국의 ‘규제완화’에 달렸다는 점을 꼭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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