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7개월 만에 北 가는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아직 갈 길 멀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9.1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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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이 개성공단 폐쇄 2년7개월여 만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 참석을 위해 꿈에 그리던 북한 땅을 다시 밟게 됐다. 그러나 신 회장의 마음은 여전히 불편하기만 하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가 수년간 학수고대하고 있는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연결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13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고대하던 북한을 방문하게 됐지만 전혀 설레지 않는다"며 "연락사무소가 세워진다는 건 분명 기쁜 일이고, 이를 계기로 개성공단 정상화에도 한걸음 다가갈 순 있겠지만 여전히 개성공단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날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은 오는 14일 오전 11시부터 개성공단 내 청사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참석자들과 함께 오찬을 가진 뒤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개소식 참석 남측 인사로는 국회의원, 학계, 사회문화, 유관기관 관계자 등 총 54명이 확정됐으며, 여기엔 신한용 회장과 전임 회장인 정기섭 명예회장도 포함됐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이 북한 방문 자격을 얻기는 개성공단 폐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시설 점검을 이유로 정부에 5번의 방북 승인을 요청했으나 매번 거절당했다. 북한 북실험, 국제사회 제재 등이 그 이유였다. 다만 이번 개소식 일정 중에는 개성공단 시설물 점검 시간은 빠져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신 회장은 "어제 오후 개소식 참석과 관련한 개별통지를 받았다"면서 "개성공단 기업인들 모두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싶을텐데 협회에서 2명만 참석하게 돼 송구스러운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이번 연락사무소 개소를 기점으로 개성공단 정상화가 바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큰 기대감도 없다"며 "또 바로 코 앞까지 갔는데도 공단 시설물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차라리 가지 않는 게 낫겠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착찹한 심경을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북한 방문 뒤)큰 결과물은 없더라도 개성공단 기업인들에게 '새로 시작해보자', '자신감을 가져보자'라는 짤막한 메시지라도 건넬 수 있는 상황으로 진전되기 바란다"면서 "이번 발걸음을 계기로 보다 의미 있는 결과들이 순차적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 번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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