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미래 이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빠르게 진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9.17 14:06

부산대 연구팀 액정폴리머 첨가 20% 넘는 고효율 전지 개발…포스텍 연구팀 안정성·고효율 동시 달성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태양광 에너지의 미래를 이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상용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한국연구재단은 17일 부산대 진성호 교수·재료연구소 송명관 박사 연구팀이 높은 효율을 지니고도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앞서 포스텍 박태호 교수 연구팀은 열적으로 안정적인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기술을 설계했다. 이어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취약한 수명을 높인 신규 정공 수송층 물질을 개발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부도체, 반도체, 도체의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보이는 특별한 구조의 금속 산화물이다. 발견자인 러시아 과학자 페로브스키를 기념해 이름을 만들었다. 최근엔 태양전지나 발광다이오드(LED) 소재로 응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중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를 광활성 층으로 사용한다. 전기적·광학적 특성이 우수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다. 상용화를 위해선 수분·열에 대한 안정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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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정고분자를 사용하지 않은 페로브스카이트 필름(a)와 최적화된 액정고분자를 도입한 페로브스카이트 필름(b)을 보여주고 있다. 액정을 도입한 페로브스카이트 입자 사이즈는 증가한 반면에 필름 거칠기는 낮아짐을 보여준다.

진성호·송명관 연구팀은 액정폴리머를 도입해 페로브스카이트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액정폴리머는 용융(고체가 가열되면서 액체로 변화하는 현상)할 때 결정성을 보이면서 강직한 고분자 구조를 형성한다.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서 그대로 냉각해 버리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연구팀은 필름 자체 전도성 향상과 표면 제어를 통해 광전효율을 더 높이면서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액정폴리머는 페로브스카이트 필름 입자 크기를 증가시켜서 광전변화 효율을 기존 18%에서 20.63%로 상승시켰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감소 원인 중 하나인 ‘히스테리시스’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액정폴리머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 자체 분해를 느려지게 해서 소자 수명을 2배 이상 늘리기까지 했다.


진성호 교수는 "고품질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제어와 대면적 균일 코팅 공정이 가능한 기술"이라며 "차세대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실용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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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a)는 이 연구에서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소자구조이고 (b)는 150℃ 가열 전·후의 페로브스카이트 전자주사현미경 사진. 기존 전자 전달층 위의 페로브스카이트는 개질된 전자 전달층 위에서보다 고온(150℃)에서 더 빨리 분해된다.

포스텍 연구팀은 전자·정공 전달 층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열 안정성과 고효율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전자·정공 전달 층은 말 그대로 페로브스카이트에서 형성된 전자와 정공을 전극으로 전달해주는 층이다. 연구팀은 전자 전달 층을 ‘양쪽성(쯔비터) 이온’이라는 물질로 바꿨다. 양쪽성 이온은 한 분자 안에 전기적으로 양성과 음성 부분이 모두 존재하는 성질을 가졌다. 아울러 첨가제가 필요 없는 전도성 고분자를 정공 전달 층으로 사용했다.

이를 통해 만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광 전환 효율이 20.5%다. 이는 친환경 용매 고분자 정공 전달 물질을 사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중에선 세계 최고 효율이다. 포스텍 연구팀의 전지는 고온 다습한 상태에서 우수한 장기 안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140시간이 지난 후에도 초기 효율 93%를 유지했는데, 이는 43%대로 저하한 일반 소자와 대비되는 수치다.

포스텍 박태호 교수는 "열 안정성과 고효율을 동시에 달성한 최초의 성과"라며 "가혹한 구동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어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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