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 투자자문사까지...카카오페이, 금융영토 확장 나선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9.18 16:07

지난주 투자자문사 대상 인수 사전미팅 진행
카카오페이 플랫폼에 맞춤형 자산서비스 접목
바로투자증권 인수로 증권업 라이선스도 군침
키움증권 이은 제2의 온라인 전문증권사 가능성도

▲카카오페이가 선보인 카카오페이 카드.(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에 이어 투자자문사 인수도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가 기존 플랫폼에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 등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결합해 수익원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카카오페이는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투자자문사 A사와 에임(AIM), 파운트 등 일부 투자자문사를 대상으로 사전미팅을 진행했다.

이는 인수합병 전 시장조사를 위한 것으로 금액이나 인수 대상 등 구체적인 이야기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실무진들이 몇 개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을 위해 시장 조사를 다니는 걸로 알고 있다"며 "페이 관련 업체들이 금융사와 계속해서 미팅을 진행하면서 경쟁사들끼리 서로 눈치를 보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페이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향후 성장 여력이 풍부한 투자자문사를 인수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투자자문사들이 내놓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저조한 수익률로 영업이익을 내는데 애를 먹고 있는 만큼 플랫폼 확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자문사를 저렴한 가격에 인수해 핀테크 영역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이들 회사의 경우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맞춤형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에임이 지난 1월 정식으로 선보인 자산관리 서비스는 6개월 만에 1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데 이어 이달 초 자산관리 100억원도 넘어섰다. 파운트 역시 우리은행, 유진투자증권, IBK기업은행 등 금융사와 함께 로보어드바이저랩, 퇴직연금펀드와 같은 금융상품을 선보였다.

다른 금융사들 역시 모바일 결제 플랫폼에 펀드나 자산관리 등을 속속 접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4일 펀드온라인코리아와 손잡고 모바일 결제플랫폼 삼성페이에 펀드서비스를 오픈했다. 투자자들은 추가로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계좌개설만 거치면 삼성페이에서 바로 펀드투자를 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올 상반기 펀드온라인코리아 매각 당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인수를 타진하기도 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알리바바 등 중국 간편결제 업체들도 단순 송금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자산운용, 관리 등 다양한 플랫폼을 접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단순 증권업 진출보다는 ‘증권업 라이선스 확보’에 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견실한 증권사보다는 자기자본이 400억원대에 불과한 중소형 증권사를 저렴한 값에 품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증권사들 비용 가운데 상당 부분이 IT 관련 비용인데, 카카오는 기본적으로 IT 플랫폼에 강점이 있는 만큼 증권사를 인수하면 비용절감도 꾀할 수 있다. 한 투자업계(IB)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증권사를 본격적으로 진출하려고 했다면 좀 더 수익구조가 탄탄한 증권사를 인수하려 했을 것"이라며 "카카오 정도면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간편결제 업체들은 신용카드 시장을 잠식하면서 수수료 수익을 내야 하는데 이게 사실 만만치 않다. 카카오페이 역시 이에 대한 고민이 깊다"며 "향후 카카오페이가 증권사, 투자자문사 등 다양한 업체들을 인수해 사업모델을 잘 키운다면 키움증권을 이을 또 다른 온라인 증권사로 등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 측은 "카카오페이 수익화를 위해 다양한 금융서비스 도입을 놓고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투자자문사 인수 추진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에임, 파운트 측 역시 "카카오페이 실무자와 접촉한 사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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