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도 스마트 ICT 시대…치매환자 기억 되살리는 'VR기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9.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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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팀제파)

"어르신, 이제 눈 앞에 봄을 표현한 꽃밭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꽃봉오리를 손으로 만져서 꽃을 피워 보세요. 자, 이제는 계곡 앞입니다. 눈 앞에 있는 자갈을 주워 물수제비를 띄어 보세요."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치매 극복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2018 치매 극복 박람회’가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박람회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노인들이 삼삼오오 기업 부스를 관람했다. 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부스를 돌아 다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가상현실(VR) 치매 훈련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팀제파(TeamZepa) 부스에 방문한 박 모(76) 할아버지는 "소싯적에 친구들과 함께 강가에서 뛰어 놀며 경험했던 일들이 떠올라 즐거웠다"면서 "가상의 세계가 실제로 나의 정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또래들이 치매를 걱정하고 있다. 나도 혹시 몰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정보를 얻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HMD(Head Up Display)를 낀 박 모 할어버지의 외모는 노쇠 했지만, 그의 동작은 소년처럼 날렵했다.

최근 치매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5년 65만 명에서 2024년 100만 명, 2050년엔 27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민국 치매현황 2017’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명 중 1명 꼴로 치매 환자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80세 이상으로 넘어가면 4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에서 들인 치매 관리 비용만 13조 60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치매를 사회적 문제로 규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치매를 관리하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선언했다. 1주년을 맞은 ‘치매국가책임제’는 문재인 정부 복지 정책의 간판 격이다.

그 동안 ‘고령화의 재앙’으로 불리는 치매는 예방에 초점을 맞춰 온 실정이다. 때문에 치매에 걸린 환자들은 사각지대에 놓인 게 현실이다. 문제는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에게도 경제적, 심리적 타격을 안길 수 있다는 점이다. 치매 치료 및 간병으로 인한 가계 부담이 증가하면서 가족 갈등이 심화 되는 등 가족 해체가 불거지면서 치매로 인해 연쇄적인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치매 환자 의료비 및 요양비는 1인 당 연간 총 2033만원(2015년 기준)에 달해 ‘치매 푸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치매 예방뿐만 아니라 치매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돌봐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으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치매극복 박람회’ 현장에는 치매 환자들을 케어(care) 하는 기업들이 여럿 부스를 차렸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가상현실 치매훈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팀제파다. 이 회사 부스에는 ‘4차 산업혁명 ICT 융합콘텐츠를 활용한 치매극복콘텐츠’ 문구가 명시 돼 있었다.

팀제파 장준석 대표는 "그동안 치매 치료는 환자의 인지 기능 개선(기억력 향상)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인지 기능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치매 환자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건 기억력 감소가 아닌 난폭행동, 피해망상 등의 행동이나 불안, 환각 우울 등의 심리적 증상인 BPSD(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와 일상생활장애(ADL, activities of daily living)"라며 "환자의 정신(신경)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난폭하고 퇴행적인 행동을 하고, 그로 인해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치매에 걸린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돌봐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팀제파에서 내놓은 가상현실 치매 훈련 솔루션인 ‘드림(Dream)’은 회상형 놀이테라피, 릴랙스 테라피, 반응형 다중감각 테라피, 미디어 아트 테라피 등 총 4개의 테라피로 구성 돼 있어 치매 환자들의 인지와 감정이 균형을 이뤄가며 개선될 수 있도록 한 통합 치료를 추구한다.

장 대표는 "인지와 정서는 연결 돼 있다. 치매 환자들의 정서가 좋아진다면, 인지 부분도 개선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또 다른 부스에서는 게임회사 씨투몬스터가 삼성서울병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젊어지는 여행’이라는 게임을 통해 노인의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게임을 내놨다.

기능적 근적외선분광법 방식을 이용해 콘텐츠 이용 중 전두엽 혈류 산소 소모량을 측정해 게임에 대한 효과를 검증 받았다. 이 게임을 하면, 인지 기능이 증진된다는 게 검증 된 셈이다.

대기업에서도 기술을 통해 치매를 극복하는 다양한 제품(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치매 어르신 안심을 위해 개발한 ‘T케어’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건강 체조 알림 기능을 비롯해 위급 상황 시 즉각적인 호출이 가능한 SOS 등이 탑재돼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치매 관리도 ‘스마트(smart)’ 해지고 있다. ICT 기술이 고도화 되면서 치매 관리에도 새로운 흐름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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