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걸어볼 만한 걷기 축제 5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9.26 21:59

▲'금강산 가는 옛길 걷기대회'는 두타연 평화누리길을 따라 '금강산 가는 길' 입구까지 걷는 여정이다.(사진=한국관광공사)


완연한 가을 날씨가 연일 지속되면서 걷기 행사가 계획되고 있다. 최근 걷기 행사는 지역 내 축제와 결합해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특화되는 경향도 보인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 의미 있는 장소나 자연 환경을 찾아 둘레길 등으로 조성하고 정부도 일 년에 두 번 주요 걷기 길을 선정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누구나 함께 즐기는 걷기 여행 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난 2017년부터 봄과 가을 여행 주간에 걷기 길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반도에 불어온 평화 분위기를 통일로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통일 기원 걷기 행사가 예정됐다. 이외에도 10월 예정된 걷기 축제를 소개한다. 김효주 기자 zoodo@ekn.kr



◇ 민통선 평화걷기 축제

'민통선 평화걷기 축제'가 내달 20일 열린다. ‘더 좋은 나라 통일의 길목에서’라는 주제로 강화나들길 13코스 볼음도길을 걷는다. 강화나들길은 강화도의 과거 현재를 이어주는 길이다. 화남 고재형 선생이 1906년 강화도의 역사와 자연을 노래하며 걸었던 길로 강화군 내 총 20개의 코스다. 선사시대 고인돌부터 조선시대의 건축물까지 선조의 지혜가 깃든 공간이다. 뿐만 아니라 저어새와 두루미 같은 천연 기념물 철새가 서식하는 자연생태의 보고다.

특히 13코스 볼음도길은 강화도 인근의 섬 볼음도를 한 바퀴 둘러보는 길이다. 볼음도의 북쪽은 남방한계선으로 지정돼 군인이 주둔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의 연백지역과 불과 6km 남짓 떨어져 우리나라의 최전방인 셈이다. 볼음도를 걷다 도중에 군인의 검문에 출도 일정을 확인받아야 하는 이유다.

볼음도에는 이름과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 조선 인조 때 명나라로 가던 임경업이 풍랑을 만나 체류한 섬이 볼음도였다. 그는 섬의 풍경이 보름달과 어우러진 모습에 만월도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후 보름달의 발음대로 볼음도라고 개칭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볼음도 내에는 임경업에게 제사를 지내는 당집이 남아있다.

볼음도길은 볼음도 선착장에서 시작해 볼음도 선착장으로 끝난다. 볼음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외포항 배를 이용해야 한다. 볼음도길에는 800년 된 은행나무가 있고 2km 이어진 영뜰해변과 인근의 소나무 숲길이 장관이다. 다만 볼음도 내에는 식당 같은 편의시설이 없어 사전에 준비가 필요하다.

▲가을철 두타연 인근은 붉은 단풍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사진=한국관광공사)



◇ 금강산 가는 옛길 걷기대회

'금강산 가는 옛길 걷기대회'는 매년 10월 초순 DMZ 평화누리길 두타연에서 열리는 걷기 대회다. 올해는 내달 12일 예정됐다. 두타연은 분단 이후 민간 출입이 통제돼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생태 탐방로이자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이다.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은 한반도 비무장지대 인접지역의 지질과 지형적 유산을 바탕으로 충돌의 지역에서 평화의 지역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정됐다.

금강산 가는 길 등반코스는 강원도 양구군의 선점중대에서 시작해 비득고개를 거쳐 두타연까지 9㎞의 여정이다. 사람의 발길이 없었던 내금강의 맑은 물과 붉은 단풍이 어우러져 눈과 귀가 즐거운 길이다. 최근 조성된 한반도 내 평화 분위기 등을 떠올리며 걷기에도 좋다.

▲강릉 바우길 8구간 산우에 바닷길을 걷는 '강릉 바우길 다 함께 걷기 축제'가 내달 27일 열린다.(사진=한국관광공사)



◇ 강릉 바우길 다 함께 걷기 축제

내달 27일 열리는 '강릉 바우길 다 함께 걷기 축제'는 바우길 8구간 산우에 바닷길을 걷는 여정이다. 바우는 강원도에서 바위를 지칭하는 단어다. 동시에 한 번의 손길로 병을 낫게 하는 바빌로니아 신화 속 건강의 여신이다. 바우길을 걷는 사람 모두 바우 여신의 축복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붙였다. 강릉 바우길은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잇는 150km의 길이다. 전체 10개 구간 중 70% 이상에 금강 소나무 숲이 펼쳐져 트레킹과 삼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파도 소리가 들리고 그윽한 솔향기로 가득한 자연 친화적인 길이다. 이곳에는 금강 소나무 숲 이외에도 우리나라 최대의 참나무 숲이 있다.

그중에서도 산우에 바닷길은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안인 삼거리까지 9.5km 이어진다. 산 위에 이어지는 바닷길을 의미하는 이름이지만 강원도의 억양을 그대로 살려 ‘산우에 바닷길’로 부른다. 바닷가 바로 옆 도로보다 산 위에 올라갔을 때 파도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바다가 가까워지며 산 위에서 바다의 풍경과 파도의 물결을 감상하며 걷는 길이다.


◇ 지리산둘레길 지리산으로 한걸음 더

지리산둘레길 걷기여행축제가 내달 27일과 28일 지리산 둘레길 함양센터에서 열린다. 지리산 둘레길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그리고 경상남도를 연결하는 길이다. 총 길이가 295km에 이를 만큼 5개 시·군과 21개 읍·면 등을 연결한다.

이번 ‘지리산으로 한걸음 더’ 축제는 그중에서도 인월~금계 구간 일부를 걷는다.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구간은 지리산둘레길이 처음 만들어진 길로 20.5km에 이른다. 옛 고갯길 등구재를 중심으로 지리산 주 능선을 조망하며 걷을 수 있는 길이다. 걷기 축제가 아니어도 인근의 인월 전통시장과 단일 사찰 중에서 가장 많은 보물을 간직한 실상사와 지리산 속 석굴암 서암정사 등이 있어 방문객이 많다. 지리산둘레길 센터에서는 구간 지도는 물론 숙박정보와 주변 관광지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금정산성길 순라길 걷기여행축제는 금정산성 역사문화축제와 결합해 부산 금정구의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



◇ 18845 금정산성길 순라길 걷기여행축제

‘18845 금정산성길 순라길 걷기여행축제’는 ‘금정산성 역사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행사다. 부산시 금정구는 지난 2011년 주민 의견을 수렴해 전통과 미래가 어우러진 금정산성 역사문화축제를 개최했다. 금정산성 역사문화축제는 전국에서 제일 긴 산성 금정산성과 전통 누룩 제주 방식의 민속주인 금정산성 막걸리를 연계해 탄생했다. 금정산성과 금정산성 막걸리를 세계에 알리고 지역 문화 콘텐츠 개발 차원에서 금정산성 순라길 걷기 축제도 추가됐다.

18845 금정산성길 순라길 걷기 축제는 금정산성의 순라길을 걷는다. 순라길은 조선시대 통금 시간에 주요 도로의 순찰을 돌던 순라군이 돌던 길을 의미한다. 순라군이 돌던 금정산성의 둘레 1만8845km를 반영해 18845 금정산성길 순라길 걷기 축제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앞서 지난 6월에도 금정산성에서 동·서·남·북으로 나눠 각 코스별 미션을 진행하며 4대문 걷기를 진행한 바 있다. 오는 11월 3일에는 갈맷길 7-2코스를 동문광장에서부터 북문까지 걸을 예정이다.

▲포항의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바다 가까이서 걸을 수 있게 데크로드를 설치했다.(사진=한국관광공사)



◇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걷기여행축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걷기여행축제'는 오는 11월 3일 열린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한반도 지도에서 호랑이 꼬리 부분인 동해면과 호미곶면을 지나 구룡포읍과 장기면 두원리까지 이어지는 트래킹 로드다.

포항시는 지난 2015년 역사와 전설 등 이야기를 담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해 2017년 개통했다.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지향해 몽돌, 백사장, 자연석, 어항, 군초소 이동로 등을 코스 구간으로 활용하고 인공구조물 데크로드는 단절된 구간에만 설치했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국토 최동단에서 동해의 파도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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