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중앙부처 산하기관 관리감독은 ‘당연’ vs 산하기관 경영개입·요구자료 검열 등 공기관 갑질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현장 모습. (사진=연합)



문재인 정부의 성급한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수력원자력에 탈(脫)원전 정책을 강요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부처가 산하기관을 관리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지적과 함께 지나친 ‘행정적 갑질’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로부터 입수한 ‘석유·가스·전력·석탄 관련 산하기관 관리 강화 방안’ 을 보면 산업부가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정책과 밀접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업무 검열·국회 대응방법 등의 지침을 담은 내부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건에는 ‘관리강화 방안’ 명목으로 △기관 현안 매주 보고 정례화·기관장과 간부 일정 사전보고·협의 후 추진 △언론대응의 사전공유 △국정과제 등 핵심정책 사업 관련 사전 홍보계획 공유 △국회 업무·요구자료 사전 비공식 협의 후 확정과 관심의원 대응 현황의 별도 보고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아울러 산업부는 기관의 협의 누락과 결정된 사안의 번복 등으로 국회와 언론에 이슈화될 경우 기관 담당자에게 인사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기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국회에 제출되는 모든 자료의 검열과 현안별 관심의원 현황 보고, 이를 어겼을 때 기관 담당자 인사책임 요구까지 헌정 사상 유례 없는 다수의 조치들이 이번 문건에 담겨있다"며 "지도감독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한 산업부의 이러한 조치들은 산하기관에 대한 행정적 갑질과 더불어 언론과 국회를 통한 국민 알 권리를 조직적으로 무력화하려는 악의적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건 속에 지난 해 8월 한전 공대 설립과 관련해 한전 사장과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이 언급되는 걸 보면 문건의 생산 날짜를 유추해 볼 수 있다"라며 "신고리 5·6호기의 공론화위원회 출범과 문건 생산 시기가 얼추 맞아떨어지며 이는 정부가 본격 탈원전 정책 추진에 앞서 관계기관의 저항을 사전에 힘으로 누르기 위한 시도"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국내 유일의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은 신고리 건설 중단 시도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등 사업자로서 매우 무책임한 경영을 추진 중"이라며 "현행법상 엄중하게 다뤄지는 배임 혐의를 감내하면서까지 한수원이 비상식적 탈원전을 강행하는 것은 분명 이번 문건의 지침을 근거로 윗선의 강력한 인사협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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