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철수설'...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경영 정상화 ‘비상등’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0.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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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다시 한 번 ‘철수설’과 ‘노사 갈등’이라는 장벽을 만나 고민에 빠졌다. 한국지엠이 연구개발(R&D)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노조 및 우리 정부와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이다. 카젬 사장은 10일 진행된 산업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12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 신청을 낼 계획이다. 이어 오는 15~16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진행해 본격적인 파업 수순에 돌입한다.

노조 측은 한국지엠이 법인을 분리하는 행위가 철수를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하며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인천 부평 본사에 있는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등 부서를 묶어 별도의 R&D 법인으로 분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노조는 법인이 분리되면 제너럴모터스(GM)가 신설 법인만 남기고 공장 등 생산시설은 폐쇄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 역시 이 같은 한국지엠의 행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이사회 당시 산업은행 추천 이사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인천지법에는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한국지엠 이사회는 지분율에 따라 GM 측 7명, 산업은행 3명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0일 산업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주총에서 비토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지엠 측은 GM 본사의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품의 디자인 및 차량 개발 업무를 가져와 디자인센터의 지위를 격상하기 위해 법인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카젬 사장 역시 산업은행과 노조 설득을 위해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양측 의견차가 워낙 커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젬 사장은 "한국에 10년 이상 머물기로 했고 36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철수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국감 현장에서도 한국지엠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10일 산업위 국감에 카젬 사장이 불출석했다는 점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은 "한국지엠이 일방적으로 R&D 법인 분리를 추진 중인데 이는 지난 5월 정부와 GM이 체결한 정상화 방안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젬 사장은 산업은행과 가처분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 공개석상에서 토의가 이뤄지면 법적 절차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 국회에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젬 사장 입장에서는 내수 판매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 또 한 번 ‘철수설’이 불거지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지엠의 올해 1~3분기 내수 판매는 6만 6322대로 전년 동기(10만 2504대) 대비 35.3% 줄었다. 카젬 사장은 연내 중형 세단인 말리부의 신모델을 투입해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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