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장기화'...3분기 실적발표 앞둔 정유·화학업계 ‘희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0.11 14:54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화학업계 스프레드 줄어 ...정유업계는 정제마진·파라자일렌 호조로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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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최근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최근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높은 정제마진과 대표 석유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 시황 호조로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석유화학 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수요가 약해지면서 고전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비 등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 수익과 직결된다. 정제마진은 통상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으로 휘발유 수요가 늘어나는 2분기와 난방유 수요가 늘어나는 4분기에 강세를 보인다. 3분기에는 통상 정제마진이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대략 배럴당 4∼5달러인데 2014∼2016년에는 배럴당 5달러 수준에 머물면서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수준이었다. 

이 같은 일반 흐름과 달리 지난해와 올해 3분기에는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에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정제시설의 내 정제설비 중 30%가 밀집한 텍사스 지역을 강타하면서 정제마진이 배럴당 8달러 수준으로 급등한 바 있다. 올해도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배럴당 6달러대를 유지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11월 초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앞두고 원유 가격이 올랐지만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정제마진이 강세를 나타낸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유사의 대표적 석유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 시황이 호황을 나타낸 것도 호재로 꼽힌다. 파라자일렌 가격은 연초 톤당 900달러 수준이었는데 최근 1300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다.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파라자일렌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스프레드는 연초 300달러 수준에서 최근 600달러대로 급등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에틸렌 계열뿐 아니라 고기능성 플라스틱 ABS(Acrylonitrile-Butadiene-Styrene)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가 고유가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수요가 점차 줄고 있는 점도 걱정거리이다. 

SK증권은 3분기 정유 커버리지 영업이익 합계치가 1조760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 1조8800억원 대비 6.2%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 커버리지 영업이익 합계치도 1조590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 1조9600억원 대비 19% 대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 손지우 연구원은 "정유업계는 8월 중순까지만 해도 유가가 하락하면서 실적 악화가 예상됐지만 유가가 급반등하면서 실적이 회복된 반면, 화학업계는 국경절 연휴 등 최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신규물량의 진입이 예상보다 격하게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스프레드를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화학제품 가격이 떨어진 데다 스프레드도 축소돼 실적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유사들의 화학사업 진출도 거듭되고 있어 국내 화학사들은 수익성이 견조한 고부가 제품 투자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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