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한파 찾아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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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30일 북극 보퍼트 해의 계절 얼음과 함께 떠 있는 다년빙 조각들.[사진제공=NASA/GSFC/Alek Petty] |
[에너지경제신문 정종오 기자] 10월 들어 아침에 벌써 수은주가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등 쌀쌀한 날씨가 찾아왔습니다. 폭염이 지나니 한파가 찾아오는 것 아니냐, 여름 가고 가을 없이 겨울이 바로 찾아오는 것이냐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우리나라 날씨는 북극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북극의 찬 공기가 여름에 내려오면 여름이 선선하고, 북극의 찬 공기가 겨울철에 내려오지 않으면 겨울은 따뜻합니다. 만약 그 반대가 되면 여름엔 폭염, 겨울엔 한파에 시달립니다. 이를 조율하는 게 제트기류입니다. 제트기류 약해져 여름에 북극 찬 공기를 내려 보내고 겨울에 강해져 찬 공기를 막아줘야 합니다. 불행히도 최근 거꾸로 되고 있습니다.
최근 북극 얼음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이 또한 올해 한파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북극 해빙 변화 중 하나가 ‘두꺼운 얼음이 사라지고 얇은 얼음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두께 문제가 아닙니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다년빙(몇 년 동안 얼어있는)’이 사라지고 1년마다 얼었다 녹았다는 반복하는 ‘계절 얼음’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글로벌기후변화 사이트는 11일(현지 시각) "북극해를 덮고 있는 ‘해빙 담요’가 1958년부터 오래되고 두꺼운 얼음에서 젊고 얇은 얼음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빙 담요’가 점점 얇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론 곽(Ron Kwok) 박사는 북극 해빙과 관련된 새로운 연구를 통해 이 같이 설명했습니다. 북극 얼음의 두께는 단지 두께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얼음이 두꺼우면 그만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힘이 큽니다. 최근 얇은 얼음이 증가하면서 기후변화에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구팀은 인공위성과 수중 음파 데이터를 종합해 60년 동안의 북극 해빙에 대한 두께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북극 해빙은 우리가 기록을 시작한 이래 현재 가장 젊고 얇다"고 진단했습니다. 거의 70% 이상이 ‘일년빙’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일년빙을 이른바 ‘계절 얼음(seasonal ice)’으로 부릅니다. 계절 얼음은 말 그대로 겨울에 얼었다가 여름에 녹는 얼음을 말합니다. 이 같은 계절 얼음은 녹는 속도가 빠르고 쉽게 부서집니다. 바람과 대기 조건에 따라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곽 박사는 "1958년 이래 북극 얼음의 두께는 3분의2이상 줄었다"며 "계절 얼음에 비해 다년빙은 북극에서 그동안 약 200만 제곱킬로미터 정도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년빙이 점점 사라지고 계절 얼음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년빙은 계절 얼음보다 더 두껍고 더 강하고 더 거칩니다. 계절 얼음보다 소금기도 덜합니다. 북극을 탐험하는 이들에게 이 같은 다년빙은 음용수로도 사용됩니다.
더 얇고 더 약한 계절 얼음은 다년빙보다 날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북극 얼음의 이 같은 변화는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난 10년 동안 북극 해빙 이 같은 얼음 두께 변화는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예전 북극 해빙은 거의 녹지 않았습니다. 녹지 않는 얼음에 그 다음 겨울에 또 다시 얼어붙으니 얼음 두께는 더 강해졌습니다. 최근 이 같은 현상에 큰 변화가 발생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다년빙이 점점 더 많이 녹아내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계절 얼음은 겨울철에 약 2m 두께까지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여름철에 거의 녹아내린다는 데 있습니다. 곽 박사는 "이 같은 기본 유형이 앞으로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분석 작업을 위해 수중 음파 탐지기 데이터는 물론 아이스샛(ICESat) 등 인공위성 데이터 등을 종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