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가 인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0.15 10:43
윤덕균 교수

▲한양대학교 윤덕균 명예교수


20년 내에 인도가 중국에 이어 ‘세계 공장’의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주장에 이의는 거의 없다. 그래서 코너에 몰린 한국이 인도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2018년 7월 삼성전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뉴델리 인근 노이다에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전화 공장을 준공했다. 이는 2013년만 해도 20%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던 중국시장을 완전히 잃어버린 대응책이다. 현대자동차의 활력의 근원도 인도에 있다. 현대차 그룹의 기아차도 지난 2017년 4월 인도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 3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착공해 2019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의 한계를 절감하고 차세대 성장 시장으로 주목 받는 인도 시장을 개척하고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이다.

이와 같이 업계가 중국을 포기하고 인도에 사활을 걸려고 하는 이때에 학계의 대응은 무심하다 못해 절망적이다. 한국에 사이버 대학을 포함에서 각급 대학이 400여개에 이르고 있는 데 인도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은 6개에 불과하다. 정규 인도어과가 개설된 대학은 한국외국어대학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 부산외대 3곳뿐이다. 그 외에 부산영산대학교에 인도통상학부, 동국대에 인도 철학과, 원광디지털대학교에 요가명상학과가 있다. 한국외국어 대학 특수어과 중 인도어과의 취업률은 베트남어과, 말레어 인도네시아어 과에 이어 3위이다. 이렇게 산업계의 요구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인도어과의 설립이 부진한 이유는 인도는 영어가 통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20%에 불과하다. 인도에는 방언을 포함하여 1600여개의 언어가 있고 그 중에서 공식 언어만도 15개다. 힌디어로 2억 6000만 명, 뱅갈어는 1억 9700만 명이 사용한다. 문제는 인도 관련학과가 속칭 SKY 대학에 없다. 한국에서 대학의 학과 개설은 해당과의 SKY대학에 개설여부가 중요 판단지표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인도는 ‘미국과 일본의 반 중국 연합전선’의 핵심축이다. 이 영향으로 일본의 대인도 투자는 2014년 1427억 달러로 한국의 83억 달러의 17배에 달한다. 이러한 일본의 과감한 투자는 인도에 대한 분홍빛 전망에서 연유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2018년 7월26일) ‘2018년도 연구개발활동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 소니, 파나소닉, 히타치 등 일본 주요 기업 289개사를 대상으로 각국의 현재와 10년 후 연구개발(R&D) 능력을 5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에서 한국의 기술력은 일본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현재 3.2점인 한국의 기술력은 10년 뒤에도 여전히 3.2점에 머물 것이다. 고로 현재 3.8로 평가되는 일본과 격차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기술력이 10년 안에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로 중국과 인도를 지적했다. 일본의 기술 수준은 현재 3.8점에서 10년 후 3.7점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현재는 인도(3.0점)와 중국(3.5점)이 일본 기업보다 뒤져 있지만 10년 뒤에는 인도 3.8점, 중국 4.3점으로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7년 기준 인도의 GDP는 2조 3080억 달러로 1조 4350억 달러의 한국을 추월하여 세계 7위다. 더구나 구매력 기준 PPP는 7조 5745억 달러로 5조 3246억 달러의 일본을 따돌리고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다. 학계는 SKY대학을 시작으로 유수대학에 인도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산학연을 통해서 인도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업계의 사활을 건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 인력개발 측면에서 학계는 적어도 업계보다는 20년은 앞서가야 한다. 20살에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업계에서 제 몫을 다하기 위해서는 20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어제의 인도는 오늘의 인도가 아닌 것과 같이 오늘의 인도는 내일의 인도가 아니다. 한국의 학계는 인도 관련 20년 어얼리 버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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