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도 대중차(?)"…1억 넘는 프리미엄車 뜬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0.18 14:50

벤틀리, 롤스로이스, 포르쉐, 마세라티 등 일제히 판매 상승
1억 넘는 고가 차량 판매하는 제조사로 유명

▲포르쉐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수입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1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초특급 프리미엄차 판매가 올해 유독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벤틀리, 롤스로이스, 포르쉐, 마세라티 등 대중적이지 않은 수입차 브랜드에서 성장세가 가속화됐다. 수입차 진입 장벽이 낮아지자 차별화된 차량에 대한 요구와 개성을 중시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고가의 차로 수요가 이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 대비 13.5% 성장했다. 판매량 부문에서 19만 7055대를 달성하면서 지난해 누적 판매량(17만 3561대)를 넘어섰다. 수입차 시장은 2015년 사상 처음으로 규모 면에서 20만 대 판매를 돌파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오는 중이다.

올해 수입차 브랜드별 성장세를 살펴보면, 초특급 프리미엄 차량을 판매하는 제조사를 중심으로 판매량 상승세가 가속화됐다. 대표적으로 롤스로이스, 포르쉐, 벤틀리, 마세라티 등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브랜드에서 판매량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모두 1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차량을 주로 판매한다.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브랜드는 포르쉐로 확인됐다.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올해 9월까지 3037대를 판매하면서 전년 대비 33.3% 성장했다. 포르쉐 차량은 평균 1억 원 이상에 달하는 금액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지만, 지난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신규 출시되기 시작한 파나메라 시리즈가 올해 총 1350대 판매되면서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기세라면 과거 한 해에 3800대를 판매하던 시절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롤스로이스 고스트


4억 원이 훌쩍 넘는 차량을 판매하는 롤스로이스도 성장세가 남다르다. 지난달 기준으로 누적판매 92대를 기록하면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7.3% 늘었다. 판매를 견인한 모델은 고스트 시리즈로 고스트(4억2000만 원)와 고스트 EWB(4억 9000만 원)가 각각 34대, 19대 판매되면서 판매량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실적 호조로 올해 롤스로이스가 목표한 판매량 100대 달성도 조기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에 2억 원을 웃도는 고가차량이 다수 포진한 벤틀리가 누적 판매량 부문에서 지난해 대비 33.3% 늘어난 208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 진입한 마세라티 역시 올해 매달 100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누적 판매량 1285대를 달성, 상승세 탄 프리미엄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마세라티에서는 1억 1000만∼3000만 원 수준에 이르는 기블리의 국내 판매비중이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40%에 육박했다.

고가 차량에 대한 고객의 높은 수요는 대중화된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최상위 모델인 S클래스가 이미 6229대 팔리면서 지난해 총 판매량(6483대) 돌파를 앞둔 상황이다. 2억 원에 육박하는 BMW 순수전기 스포츠카 i8 모델도 121대가 팔리면서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판매가 급등했다. 캐딜락 브랜드에서 가장 비싼 차량이자 대통령 경호 차량으로 유명한 에스컬레이드 모델은 올해 견조한 판매량을 바탕으로 178대에 도달, 지난해 총 판매량을 추월한 상태다.

▲마세라티 기블리.


이 같은 현상은 차별화된 차량, 개성을 중시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빚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차 브랜드 소속 관계자는 "고가의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 절반 이상이 익히 알려진 독일 ‘3사(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자동차를 타다가 넘어오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남들과 다른 차를 원하는 욕구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식상한 자동차에서 벗어나 ‘나만의 차’를 요구하는 경향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세제 혜택을 위해 값비싼 차량을 법인차로 등록한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고급 자동차에 대한 수요와 판매량이 높지만 개인용 차량을 법인차로 둔갑하기 위한 허수가 분명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된 수입차 가운데 법인차는 4만 6719대로 33.3%를 차지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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