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만에 0.2%p 하향
취업자수도 18만 -> 9만명
11월 기준금리 인상 시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브리핑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낮췄다. 올 들어 2차례 연속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면서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준금리는 현행 연 1.5%에서 동결됨으로써 11월 금통위에서 인상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한은이 기존 3%에서 2.9%로 하향 조정한데 이어 또다시 성장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앞서 1월과 4월에는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했다가 투자와 고용 등이 예상보다 부진해지자 성장률을 연이어 낮추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중 국내경제는 완만하게 증가하겠으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등 투자부문에서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경제에서 상품수출은 미·중 무역분쟁과 주요국 성장세 약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소폭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설비투자는 올해 중 정보통신(IT)와 제조업을 중심으로 조정양상을 보이며, 건설투자는 신규 착공부진, 수주 감소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상황도 크게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올 들어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2분기에 10만 1000명, 3분기에 1만 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3분기 실업률은 4%로 전분기보다 0.2%포인트 더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자동차와 조선 등 제조업 업황 부진과 구조조정 영향이 관련 서비스 업종으로 확대됐고, 폭염이 발생해 도소매, 숙박 음식업 등의 고용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런 흐름을 감안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를 올해 1월엔 30만명으로 전망했으나 4월과 7월에는 각각 26만명, 18만명으로 전망치를 낮춰 잡은데 이어 이번에는 또다시 9만명으로 줄였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반기 11만명, 하반기 21만명 등 연간 16만명으로 올해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전망대로 올해 국내 경제가 2.7% 성장하는 데 그친다면 2012년 2.3%를 보인 이후 최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2013년 2.9%, 2014년 3.3%, 2015년 2.8%, 2016년 2.9%, 지난해 3.1%를 각각 보였다. 올해 성장률은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9%, 국제통화기금(IMF)가 전망한 2.8%보다도 낮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이에 대해 "2.7%는 잠재수준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기관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8%에서 2.7%로 하향 수정했다. 올해 투자 조정이 이어진 후 내년부터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면, 수출과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6%, 내년 1.7%로 예상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 수준에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0.25% 포인트 인상된후 11개월째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박이 크지 않아 금리를 동결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는 만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11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이 총재는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고,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경제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고려해 완화정도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