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초청장 오면 北 갈 수 있어...한반도 평화 노력 지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0.19 08:08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후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 집무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뒤 묵주를 선물받은 뒤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락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에 대한 방북요청 의사와 함께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냐는 질문을 받고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김 위원장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전달해 공식 초청장을 교황청에 보내는 등 공식 절차를 밟도록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은 교황궁 2층 서재에서 낮 12시 10분부터 38분간 진행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만나 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인 환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께서 평창 동계올림픽과 정상회담 때마다 남북평화를 위해 축원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고 전하자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고 받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어려운 고비마다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 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또 새겼다"며 "그 결과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리고 나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북정상회담의 긍정적 결과를 지지하고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남북한 지도자들의 용기를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형제애를 기반으로 화해와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길 당부하면서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게 전 세계와 함께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면담에는 대전교구 소속으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에 파견 근무 중인 한현택 신부만이 통역으로 배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 교황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단독 면담은 12시 48분에 종료됐다.

면담 종료와 함께 문 대통령은 우리 측 수행원들을 소개한 다음 준비해 간 선물을 전달했고 교황 역시 준비한 선물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교황과 문 대통령은 선물의 의미를 서로에게 직접 설명했다고 한다.

이후 기념촬영을 한 문 대통령과 교황은 12시 59분께 모든 면담을 마쳤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교황 면담은 1984년 전두환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이번이 8번째다. 1989년 노태우 전 대통령, 2000년과 2007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2009년과 2014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교황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같은 해 교황을 두 차례 만났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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