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못막은 삼성그룹주 펀드...현대차그룹 펀드는 ‘털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0.19 17:13


▲삼성그룹. (사진=연합)



최근 국내 증시가 미국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전쟁 등 악재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삼성그룹주 펀드만 나홀로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그룹주 펀드는 시가총액 대장주인 삼성전자 약세에도 다른 계열사들이 선전하면서 견조한 수익률을 내는 반면 다른 그룹주 펀드는 주력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작은 이슈에도 쉽게 흔들리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삼성그룹주 펀드 수익률은 1.05%로 현대차, LG 등 기타그룹주 펀드(-12.28%)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국내 주식형펀드(-13.8%), 해외 주식형펀드(-9.59%) 등과 비교해도 우수한 성과다.

펀드별로 보면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동일가중ETF가 5.06%로 수익률이 가장 좋았고 한국투자퇴직연금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4.48%), IBK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2.74%) 순이었다.

반면 현대차 등 다른 그룹주 펀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래에셋TIGER LG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18%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고, 현대뉴현대그룹플러스증권투자신탁(-13.3%)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키움현대차그룹과함께증권자투자신탁(-12.31%) KB삼성&현대차그룹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6%) 등도 수익률이 저조했다.


삼성그룹주 펀드만 나홀로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건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부진해도 삼성SDI, 삼성전기 등 다른 계열사가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도 반도체 업황 논란 등으로 연초 이후 주가가 10% 넘게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기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평균판매가격(ASP) 인상과 카메라 모듈 등 신제품 출시 효과로 하반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영향으로 삼성전기 주가는 연초 이후 37% 급등했다. 삼성SDI(23.47%), 삼성바이오로직스(19.6%) 등 다른 계열사들 주가도 우수했다.

이는 자동차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쏠려 있는 현대차그룹, 전자와 화학에 주로 의존하는 LG그룹과 상반된 행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3분기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미국, 중국 등 주력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올 들어 주가도 각각 25%, 11% 급락했다. LG그룹 역시 시총 대장주인 LG화학(-21.7%)를 비롯해 LG(-28%), LG전자(-38%)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지주사인 LG에 대해 "올해 4분기부터 내년까지 화학, 전자, 화장품 계열사들 실적이 불확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딛고 주가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경우 그룹주 펀드 수익률도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들이 삼성전자 주요 주주로 있는 만큼 삼성그룹 전체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보는 게 맞다"며 "삼성전자가 그룹주펀드 성과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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