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형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 -21.57%
‘저점매수 기회’ 자금유입은 꾸준히 이어져
"정부 경기부양책만으로 증시 반등 어려워"
보수적 접근...증시 반등시 비중 줄여야
▲(사진=AFP/연합) |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연초 이후 20%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늘면서 설정액은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 영향으로 수출액이 더 큰 폭으로 둔화될 수 있는 만큼 중국 증시가 반등했을 때 오히려 펀드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중국 주식형펀드 167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1.57%로 인도(-18.16%), 친디아(-17.63%) 등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 6개월과 3개월 수익률 역시 각각 -20.68%, -15.59%로 부진했다.
올해 들어 플러스 성과를 낸 펀드는 단 한 개도 없었다.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이 (-33.3%) 로 가장 부진했고,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 (-32.93%), 하이중국4차산업증권자투자신탁 (-32.19%), 미래에셋차이나심천1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32.09%) 등 도 모두 30% 이상의 손실을 봤다.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한국투자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CSI3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등도 40%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
최근 중국 증시는 바닥을 모르고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중 고점인 지난 1월 29일(장중 3587.03) 대비 30% 가까이 급락했다. 현재 상하이 주식은 2014년 11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분쟁 격화로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5%로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1분기(6.4%)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데다 미국 금리 인상과 위안화 약세 등으로 자본 유출도 지속되면서 중국 펀드 역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에 중국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중국 증시를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중국 증시는 언제까지 떨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미중 무역분쟁 등 중국 증시를 둘러싼 변수들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현재 주가를 ‘바닥’으로 보고 저점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화중국본토증권자투자신탁에는 연초 이후 1199억원이 유입됐고,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869억원),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455억원),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443억원) 등도 연초 이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1년간 상하이종합지수 추이.(사진=네이버 화면 캡쳐) |
전문가들은 현 상태를 ‘저점 매수’로 보는 건 다소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당초 예상과 달리 꽤 오래,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데다 4분기부터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 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리 수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일 중국이 인프라 투자 확대, 법인세율 인하 등 경기부양 정책을 추가로 내놓는다고 해도 성장률 하락을 방지하는 수준에서 그칠 수 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대규모 재정확장 정책을 펼칠 경우 부채문제 우려가 더 커질 수 있고, 위안화 약세 압력도 더 거세지는 등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중국 정부 역시 경기부양책에 과도하게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통해 경제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경제지표 둔화 등을 감수하면서라도 빈부격차, 환경오염 등 부작용도 같이 해결하겠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제지표 둔화 등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만일 중국 증시가 반등한다고 해도 펀드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부터는 수출이 둔화되면서 중국 경제성장률 6% 선을 위협받을 수 있다"며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봤을 때 중국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은 있지만, 내년 이후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증시가 반등한다고 해도 포트폴리오 비중은 줄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