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영국 원전사업법인 청산...한전, 인수 통한 진출 무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09 08:38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조감도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도시바가 한국전력공사(대표 김종갑)에 매각하려던 영국 원전사업법인 뉴젠을 청산하기로 했다.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권을 보유한 뉴젠 인수를 통해 영국 원전시장에 진출하려던 한전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에 따르면 도시바는 8일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자회사인 뉴젠을 청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도시바는 해외 원전건설사업에서 철수한다는 방침에 따라 뉴젠을 매각하려고 했지만, 한전을 비롯한 여러 업체와의 협상에도 2018년 회계연도 내에 매각을 완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시바는 한전 외에 캐나다 브룩필드 자산운용과 중국 광핵그룹 등을 접촉했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뉴젠 계속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청산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내년 1월 31일까지 청산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뉴젠이 청산될 경우 뉴젠이 보유한 무어사이드 원전사업권이 영국 정부에 반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전의 뉴젠 인수를 통한 시장 진출이 막히는 것이다. 원자력업계에서는 영국 정부가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다시 입찰에 부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공개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중국 등 경쟁국이 뛰어들 수 있다. 상황에 따라 한전 외 국가가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을 제외할 수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그동안 영국 정부가 한전을 최우선으로 해 협상을 진행해온 만큼, 공개입찰을 하더라도 한전이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정부가 RAB 모델을 통해 원전사업자에 얼마나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느냐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영국 정부의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추진 의지가 강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도시바 입장과 영국 정부 상황으로 현재로서는 불가피하게 한전의 뉴젠 인수가 어려워졌지만, 한·영 양국은 그간 진행해온 공동실무기구를 통해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지속해서 협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고 말해 한전의 인수 가능성에 여전히 기대감을 나타냈다.

산업부는 "한전과 뉴젠 청산 등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무어사이드 사업에서 한·영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한전은 지난 6월 영국 정부가 원전사업에 규제자산기반(RAB) 모델이라는 새로운 사업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RAB 모델에 대한 공동타당성연구를 도시바, 뉴젠과 같이 진행해왔다. 그러나 산업부에 따르면 RAB 모델의 주요 내용에 대한 영국 정부의 정보 제공이 충분하지 않아 아직 뉴젠 인수를 결정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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