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한진칼, 주주행동주의 경영권 참여 시작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16 18:06


[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기업지배구조 전문 사모투자펀드인 KCGI가 한진칼 지분을 9% 확보하며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와 함께 기업경영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KCGI 펀드의 이같은 행보에 내년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교체를 위한 표 대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주가도 주주행동주의를 통한 경영권 분쟁이라는 측면에서 변동성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KCGI 펀드, 한진칼 9% 지분확보…2대주주, 기업경영 참여 밝혀

지난 11월14일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지분 9%를 보유한 사실을 공시했다. 국민연금을 제치고 한진칼의 2대주주가 된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그레이스홀딩스는 앞으로 한진칼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하면 관계 법령에 명시된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진칼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그레이스홀딩스는 KCGI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의 자회사며 KCGI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는 KCGI의 자회사다. KCGI는 기업지배구조 개선 전문 사모투자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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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의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 (자료=전자공시시스템)


◇ "한국형 주주행동주의 서막"…지배구조 펀드에 긍정적인 환경 조성

이베스트투자증권은 KCGI펀드의 한진칼 지분매입은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서막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보유 지분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발생했으며 엘리엇에 이어서 앞으로 주주행동주의 펀드들의 활동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주행동주의의 타깃이 될 수 있는 일감몰아주기, 승계이슈 등의 지배구조 변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펀드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규제적인 측면에서는 국내 사모펀드는 그동안 10% 지분 규정으로 대기업에 대한 경영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최근 규제 완화로 사모펀드가 적극적으로 기업 지분을 매입하고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최근 주식시장 부진과 더불어 코스닥벤처펀드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증시 관련 투자 자금이 몰릴 수 있는 영역이 기업지배구조 펀드로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한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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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B증권)


◇ 주주총회서 오너 측과 표대결 가능성도…"국민연금·CS·소액주주 우호지분 중요"


KB증권에 따르면 KGCI 펀드는 한진칼에 대해 대표소송권, 이사의 위법행위 청구권, 주주제안권, 주주총회 소집청구권 등의 권리를 갖는다. 이를 활용해 한진칼의 주요 정책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주주총회를 소집해 조양호 회장 측과 표대결을 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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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B증권)


한진칼에서 의결권 대결이 이뤄질 경우 국민연금과 크레딧스위스 그룹을 설득하는 것이 조양호 회장 측과 KGCI 펀드 모두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KGCI펀드가 한진칼의 이사진 교체를 위한 경영권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의 현재 이사진은 조양호 회장, 조원태 사장, 석태수 대표이사 등 3인의 상근임원과 이석우, 조현덕, 김종준 등 3인의 사외이사, 그리고 윤종호 상근감사 총 7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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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진칼 전자공시시스템)


주총 표대결로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을 지는 우호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지만 최근 한진그룹에서 발생한 이슈들을 고려한다면 많은 소액주주들이 KGCI펀드 의결권을 위임할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다.


◇ 한진칼,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주주총회까지 주가 변동성도 고려해야"


이사회 장악 이후에는 한진칼의 적자 사업부 정리를 위한 호텔 및 부동산 매각, 계열사 경영참여 시도를 예상했다. 이번 지분공시로 한진칼 주가는 내년 주총 표대결 전까지 상당 기간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칼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지난 2013년 8월 인적분할 방식으로 대한항공으로부터 투자부분을 담당하는 지주사로 분할됐다. 따라서 한진칼은 자회사 관리와 신규사업투자에 주력하고 있으며 종속기업으로 대한항공 지분을 29.5%, 진에어는 100%를 보유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과 특별관계자들은 대한항공의 경우 지분 3.4%, 한진 지분 12.4%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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