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몰린 사우디...美 "왕세자 지시로 카슈끄지 살해" 결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17 13:48

주미 사우디 대사에 "이스탄불 총영사관서 서류 수령" 지시
CIA "무함마드 왕세자, 잔혹하고 오만한 인물..집권 당연시
사우디 국제사회 압박 높아질듯...사우디는 여전히 조사 거부

▲사우디 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를 지시한 인물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궁지에 몰렸다.

16일(현지시간)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CIA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인물로 무함마드 왕세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CIA는 자체 결론에 매우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CIA는 무함마드 왕세자와 형제지간인 칼리드 빈 살만 주미 사우디 대사가 카슈끄지와 했던 통화 등 정보를 활용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칼리드 대사는 카슈끄지가 살해당하기 전 그에게 전화를 걸어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가서 서류를 수령하라고 말했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은 전했다. 카슈끄지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약속도 했다.

이 통화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미 정보당국에 도청됐다.

CIA의 이런 분석은 사우디의 실질적인 통치자인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소한 문제들까지 챙기는 데다, 그의 개입 없이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CIA는 무함마드 왕세자를 ‘훌륭한 테크노크라트(전문관료)’인 동시에 잔혹하고 오만한 인물로 봤다. 그는 또 자신이 확고한 권력을 기반을 갖고 있고, 미래 집권을 당연시하며 왕위를 잃을 위험도 없다고 믿고 있다고 CIA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주미 사우디 대사관 측은 "CIA의 결론으로 내려진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또 칼리드 대사는 카슈끄지와 터키행과 관련한 어떠한 논의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CIA마저 사우디의 주장을 뒤엎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사우디를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재차 강조했다.

전일 미 재무부는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된 사우디 인사 17명에 대해 자산동결, 거래금지 등 경제제재를 단행했고, 미 상원에선 무기판매 금지 등 사우디에 대한 제재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는 여전히 국제조사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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