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떼 500마리로 시작된 굴곡의 금강산관광, 어느덧 20주년…봄날 다시 올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18 10:40

현대그룹, 4년만에 금강산서 기념행사…남측 인사 100여명 방북


▲‘금강산 20주년 행사’ 참석하는 현정은 회장.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류세나 기자] 금강산관광 시작 2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공동행사가 18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북측 금강산에서 막을 올렸다.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인 현대아산이 속한 현대그룹은 북한에서 4년 만에 개최하는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 행사를 계기로 관광 재개의 여건이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아직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모습이다.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이날 금강산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기념식을 시작으로 기념식수, 축하공연, 만찬에 이어 이튿날 현지 참관 등으로 이어진다. 북한에서 금강산관광 기념행사가 열리는 것은 지난 2014년 16주년 행사 이후 4년 만이다.


◇  4년 만에 남북공동행사…‘시작 20년·중단 10년’

▲1998년 6월16일 소떼 500마리와 함께 1차로 방북길에 오르는 故정주영 명예회장의 모습.


1998년 금강산관광을 시작한 현대그룹은 이듬해인 1999년 고(故) 정몽헌 회장이 해상 경로를 통해 방북, 금강산에서 1주년 행사를 연 바 있다. 당시 행사 전날에는 남측에서도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이듬해인 2000년에는 별도의 행사를 열지 않았으나 2007년까지는 매년 금강산에서 기념식을 개최했고, 특히 5주년이었던 2003년에는 처음 남북공동행사로 진행했다. 2008년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그 해 금강산 행사는 취소됐다. 이후에도 2010년을 제외하고는 2014년까지 금강산에서 기념식이 열렸지만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중단됐다.

올해 기념행사에는 남측에서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임직원 30여 명과 외부 초청인사, 취재진 등 100여 명이, 북측에서 아태 관계자 등 80여 명이 각각 참석했다.

특히 남측에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등 현직 여야 의원 6명이 방북한다. 자유한국당 의원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임동원·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과 함께 대한불교 조계종과 금강산투자기업협회, 한국관광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관계자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모처럼 활기 띤 금강산…사업재개 언제쯤 될까


▲금강산 삼일포상점. (사진=연합)


최근 한반도 평화 무드에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이어서 이번 행사 기간에 현대그룹의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참석자들 사이에서 남북간 경협과 교류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이달 초 남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금강산에서 공동행사를 열고 민간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어 앞으로도 민간 차원에서 ‘금강산 만남’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금강산관광 시작을 기념하는 현대그룹과 북한 아태 행사는 4년 만에, 남북 민화협 행사는 10년 만에 각각 열렸다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여러 분야의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금강산관광 재개는 현대그룹의 바람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당장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데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협상도 당초 기대와는 달리 난항을 거듭하고 있고, 설령 돌파구를 찾는다고 해도 무려 10년간 중단되면서 준비에도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금강산은 민간 차원의 본격적인 남북교류 확대를 이끌었으며, 이를 통해 남북 신뢰 구축에 결정적이 기여를 했다"면서 "10년간 관광이 중단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묵묵히 준비해온 만큼 조속히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 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3번째인 이번 방북 일정을 마치고 19일 남측으로 입경하면서 방북 소감과 결과 등에 대해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류세나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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