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삼성전자가 미래 정보기술(IT)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화웨이 등 경쟁사가 내년 공개를 목표로 하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우열이 SW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 분야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갤럭시’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에 주로 매진해왔던 기존의 모습과는 다소 이례적인 흐름이다.
19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빅스비 개발자 데이’를 연다. ‘함께 만드는 인텔리전스, 빅스비’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1000명 이상의 국내외 개발자들이 참가를 희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행사는 인공지능(AI) 플랫폼 서비스인 ‘빅스비’ 관련 단독 행사로 국내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지난 7∼8일까지 양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8’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SDC 2018에서 빅스비 통합 개발 도구인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를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빅스비 개발자 데이는 국내 개발자에게 SDC 2018에서 발표된 주요 개발 도구를 소개하고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빅스비 개발자 데이를 통해 국내 개발자들의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SW 육성 행보가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지난 8월에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후속 조치 가운데 하나로 향후 5년간 청년 SW 인력 1만 명을 양성하겠다며 SW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도 했다.
‘삼성 오픈소스 콘퍼런스’도 대표적이다. 이 행사는 오픈소스 관련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로 앞서 5년 전인 2014년부터 매년 1500명 이상의 SW 개발자가 참여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7∼18일까지 양일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R&D 캠퍼스에서 해당 콘퍼런스를 진행한 바 있다.
이러한 행보에는 신사업 확대를 위한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자사 플랫폼에 국내외 개발자들의 참여를 독려해 관련 생태계를 조성해나간다는 전략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의 성장 동력도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평가 받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9월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 확보를 위해 내부 인재 육성은 물론 과감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SW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는 제품에 집중하는 제조업체의 문화가 서비스가 경쟁의 핵심이 될 차세대 시장에서 다소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거란 우려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관련 업계에서는 AI, 사물인터넷(IoT) 등 이른바 ‘초연결 시대(멀티커넥팅)’에서는 SW에서 우위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2009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때도 급격한 경제 하강을 막아줬을 정도로 제조 분야의 부가가치 비중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최근 제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면서도 우리 업체가 다른 국가 기술업체에 경쟁력이 있는 만큼 개방적인 생태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