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 리더십④] "남들과 다르게" CJ ENM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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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이 되자."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시장을 흔들고 있다. 2020년까지 36조 원을 투자, 2030년 세 개 이상 사업 부문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2030 월드 베스트’ 비전을 제시한 상태.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식품, 바이오, 물류,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그룹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성 임원을 중용하고 ‘삼성맨’을 영입하며 조직 문화도 바꾸는 중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은 CJ 그룹 주요 계열사에 녹아 있는 이 회장의 리더십을 진단했다.

글 싣는 순서

[CJ 이재현 리더십①] CJ제일제당 ‘한식 세계화’ 빛 본다
[CJ 이재현 리더십②] 회장의 ‘직감’ 달리는 CJ대한통운
[CJ 이재현 리더십③] 미운오리가 백조로···CJ올리브네트웍스
[CJ 이재현 리더십④] "남들과 다르게" CJ ENM

CJ ENM에도 이재현 회장의 경영 철학이 묻어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회사는 크게 미디어 사업과 홈쇼핑 부문으로 운영된다. 올해 7월 CJ 오쇼핑과 CJ E&M이 합병해 ‘CJ ENM‘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회장은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오쇼핑 부문을 키워왔다. 모태는 홈쇼핑 1세대부터 사업을 진행했던 ‘삼구쇼핑’이었다. 당시 삼구쇼핑은 각종 부정 이슈에 휘말리며 청산 위기에 놓여있었다. 주요 기업 대부분이 ‘이미지가 바닥인 삼구쇼핑을 왜 사냐’는 의사를 숨기지 않았을 정도다. CJ제일제당 부회장이었던 이 회장은 당시 삼구쇼핑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홈쇼핑 사업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실제 삼구쇼핑은 CJ삼구쇼핑, CJ홈쇼핑 등으로 사명을 바꾸며 승승장구했다. 몸집을 꾸준히 불려오며 오늘날 CJ오쇼핑 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미디어 콘텐츠 등 문화 트렌드를 리드하는 E&M 사업부 역시 이 회장의 ‘뚝심 경영’으로 성장한 곳이다. 이 회자은 2009년 온미디어를 인수하고, 2011년엔 5개 콘텐츠자회사를 합쳐 CJ E&M을 설립했다. 영화, 음악, 방송, 공연 등 ‘남들과 다르게’ 시장에 진출하다보니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실제 CJ E&M은 2010년 191억 원, 2011년 696억 원, 2012년 39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양 사업부를 사업해 하나의 CJ ENM을 출범한 작업에서도 이 회장 특유의 리더십이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생소한 사업부가 하나의 회사로 거듭나는 데 대해 시장에서 우려가 많았지만 양사 주주총회에서는 별다른 잡음 없었다. 이 회장이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작업 등을 펼치지 않은 탓이다. 오직 사업 시너지 효과에만 집중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도가 주주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당장 나타난 첫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통합 CJ ENM은 올해 3분기 765억 3700만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55.7%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1조 786억 3200만 원으로 99.5% 뛰었다. 미디어 부문을 따로 봐도 매출액은 4068억 원, 영업이익은 372억 원으로 각각 지난해보다 31.4%, 304.8% 성장했다.

이 회장이 제시한 CJ ENM의 비전은 올 2021년 11조 원의 매출액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양 사업부 구조를 단단하게 다지면서 동시에 양사간 시너지도 극대화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한편 CJ ENM의 의사 결정에는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브랜드전략 상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상무는 통합 ENM 출범과 함께 이 회사 마케팅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 상무는 2011년 CJ 사업팀 대리로 입사해 CJ오쇼핑 상품개발, 방송기획 등을 거쳐 2016년에는 CJ 미국지역본부에서 근무했다. 미국지역본부에서는 식품과 물류, E&M 등 북미 사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을 맡아 북미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 ENM은 이 회장의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을 바탕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이 회장은 이 회사를 월트디즈니 등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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