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어려운 와중에"…민주노총 총파업 동참한 車·조선업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21 15:41

현대車 노조, 오전과 오후 2시간씩 파업 실시…현대重 노조, 3일 연속 부분파업 이어나갈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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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민주노총)이 21일 국회 앞에서 총파업을 선언했다. 2년 전 2016년 11월 박근혜 정부 퇴진을 요구하며 벌인 총파업 이후 처음이다. (사진=에너지경제)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민주노총)이 21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3분기 최악의 실적을 맞은 현대자동차, 아직 적자 우려가 가시지 않은 현대중공업 소속 노동조합도 동참하면서 참여 규모가 약 13만 명에 이르렀다. 업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조에서 파업이 잇따르면서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민주노총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등 완성차 사업장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등 조선 사업장을 필두로 이날 4시간 이상의 파업을 실시했다. 이들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탄력근로 기간을 확대하는 노동법 개악 중단, 비정규직 철폐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파업 규모는 전국 109개 사업장에서 12만 8277명이 동참해 앞서 최저임금 산입범위확대 저지를 위한 총파업(8만 명)과 금속노조 2018년도 임단투 승리를 위한 총파업(12만 명)보다 컸다.

이날 현대차 노조는 울산공장 등 전 사업장에서 오전 근무조가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근무조가 오후 10시 30분부터 각각 2시간씩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착했다. 광주시가 추진 중인 현대차의 광주공장 유치를 저지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생산중단 분야의 매출액은 약 41조 6000억 원으로, 최근 현대차가 기록한 매출액 96조 3000억 원의 41.17% 수준에 해당한다.

민주노총은 "자동차산업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광주에 과잉·중복투자를 강요하는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노동자들을 파업에 나서게 했다"며 "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현행법 위반 수준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가 사회에 넓게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현대자동차는 민주노총 총파업 참여에 따른 부분파업으로 전 차종에 부분적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공시했다. 통상 제조업 특성상 파업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에, 이번 파업 역시 최근 ‘어닝쇼크’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에게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한 2889억 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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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차례 파업을 강행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늘부터 다시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부분파업에 나선다. 부분파업은 3일(21일 7시간, 22일 4시간, 23일 4시간) 연속 계속된다. 이들은 사측에 아직 끝나지 않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마무리, 구조조정 중단 그리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중이다.

이들은 회사가 부실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동시에 구조조정에 열을 내고 있는 것을 파업 참여 이유로 꼽았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호황기가 아니었던 시절, 조선 부문에서 평균 186억 달러 수주실적을 냈지만 올해 132억 달러가 최선이 될 전망"이라며 "2016년과 비교했을 때 상황이 워낙 안 좋았다 보니 최근 상대적으로 좋아진 것으로 보이는 것일 뿐, 여전히 힘들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 급감한 영업이익 289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이어진 영업이익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지만 순이익 부문에서 231억 원 적자를 내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수주목표로 설정한 61억 달러 중 59억 달러(91%)를 달성하면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경영정상화를 위해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이번 파업으로 조업에 큰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열린 파업에서도 전체 직원 1만 5000명 중 90% 이상이 업무에 투입되면서 정상조업이 이뤄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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