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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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신임 이사장.


[에너지경제신문=류세나 기자] 대기업 산하 공익법인에 대한 사정기관의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LG 오너일가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LG는 최종 결정권을 내려 놓는 듯한 모습으로, 삼성은 오너일가가 보다 전면에 나서는 방식으로 각각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녀인 이서현 사장이 삼성물산 사장직에서 퇴임하고, 삼성그룹 내 4개 공인법인 중 한 곳인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앞으로 삼성그룹의 사회공헌업무를 총괄해 나가게 된다.

이건희 회장이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1989년 설립한 재단 취지를 계승하고 사회공헌 사업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적임자가 바로 이 신임 이사장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실제 삼성복지재단은 이 회장이 줄곧(96년~98년 제외) 이사장을 맡을 정도로 애정을 품고 있던 재단으로, 2002년 이사장 직을 넘겨줄 때도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에게 바톤을 맡겼다. 삼성그룹의 또 다른 재단인 삼성생명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경우에도 2015년부터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이사장을 맡는 등 삼성 오너일가들의 재단 사랑은 끔찍하다.

반대로 구광모 LG 회장은 올해 중순 故구본무 회장 작고 후 그룹 회장직을 물려 받으면서 LG그룹 공익재단 이사장 자리엔 외부인사를 들여 눈길을 끌었다.

LG그룹 공익법인 4곳을 관장하는 LG공익재단 이사장직을 그룹 총수가 아닌 인물이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당시 재계에선 LG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공익법인 규제 강화 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공익법인은 사회공헌 사업과는 별개로 오너일가의 편법승계 도구라는 세간의 비판을 받아왔다. 세금을 감면받는 비영리 법인을 특성을 이용해 상속세 및 증여세를 탈루하기도 하고, 주요 계열사 지분을 소유하게끔 해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악용해왔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기업 산하 공익법인의 대부분은 총수일가 등 특수관계인이 지배하고 있다.

7월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총수와 친족, 계열사 임원 등이 공익법인 이사로 있는 곳이 83.6%에 달했고, 이들이 이사장 또는 대표이사인 곳은 59.4%다.

또 국내 66개 공익법인이 총 119개 계열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중 57개사(47.9%)는 총수 2세가 지분을 보유한 ‘총수 2세 회사’였다. 이는 곧 공익법인이 총수 2세의 우호지분 역할을 하면서 경영권 승계에 동원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재 공정위와 정치권에서는 대기업집단 공익법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식을 추진중이다. 여기에 또 국세청까지 나서 대기업 공익법인 재산 검증 대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재단 이사장 취임 여부를 정부·정치권의 공익법인 규제 움직임과 직접적으로 연결 짓긴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문제점이 지적된 만큼 이사장직 유지여부를 떠나 관련 논란들을 책임 있게 풀어 나가고 동시에 사회적 가치 실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이서현 신임 이사장의 경우 오래전부터 사회공헌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고 알려진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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