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자동차 보험료 인상 앞두고 ‘눈치 싸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2.11 14:17

[에너지경제신문=허재영 기자] 실적 부진을 겪는 손해보험사들이 이르면 내년 1월 중순 자동차 보험료를 3%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연내 인상이 유력했지만 요율 검증 후 전산 작업 등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면 다음달부터 인상된 보험료가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손보사들은 인상 시기를 두고 서로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에 자동차 보험료 요율 검증을 신청한 손보사들이 지난 주말부터 검증확인서를 돌려 받기 시작했다.

손보사들은 지난달부터 자동차 보험료 인상 준비에 나섰다. 대형 손보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 보험사들도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신청했다. 자동차 보험료를 올릴 때 보험개발원의 검증이 필수사항은 아니다. 다만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경우 서민 물가와 연결되기 때문에 제삼자의 객관적인 판단을 받는 차원에서 보험사들이 의뢰를 맡긴 것이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내면서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했지만, 올해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정비요금이 올랐고, 폭염으로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손해율이 급증하자 보험료 인상 준비를 해왔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는 적정 정비요금을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연평균 2.9% 인상한다고 공표했다. 이를 적용하면 시간당 정비업체 공임은 기존보다 약 20% 오르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개 손보사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7%로 지난해보다 4.8%포인트 증가했다. 이로 인해 손보사들은 올해 3분기까지 자동차보험에서 2044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25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369억원이나 감소했고, 3분기 누적 순이익도 작년 동기보다 6239억원(17.6%) 줄었다.

그간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놓고 손보업계와 금융당국은 견해 차이를 보여왔다. 손보사들은 정비수가 인상과 손해율을 감안했을 때 7%에서 11%까지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금감원은 물가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해 손보사들의 인상 폭을 압박해왔다. 이로 인해 대부분 보험사는 최소한의 인상 요인만 보험료에 반영하는 분위기다. 3%대 인상률은 지난 6월 보험개발원이 정비수가 인상으로 약 2.9%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고 추산한 수준이다.

손보업계는 이르면 내년 1월 중순 이후 보험료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 현재는 어느 손보사가 먼저 인상에 나설 것인지를 두고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한 손보사가 인상 폭을 확정하고 인상에 나서면, 다른 손보사들도 비슷한 수준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책임개시를 따져보면 내년 1월 중순 이후 자동차 보험료가 인상 될 것"이라며 "자동차보험 자체가 완전 경쟁체제이기 때문에 현재 보험료 인상을 두고 서로 눈치 보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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