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태양광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태양광 산업의 최전방으로 볼 수 있는 모듈시장에서의 가격반등이 2주째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인도와 EU, 미국을 비롯해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태양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OCI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 태양광 최전방 ‘모듈 가격’ 반등…"내년 수요 증가 기대감 작용"
태양광 모듈 가격이 지난 12월 5일 이후 지속적으로 반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이후 1년 3개월만이다.
▲모듈가격 반등세 ( 자료=pvinsights.com, 12월5일 기준) |
KB증권은 태양광 모듈가격 반등에 대해 미중 무역갈등이 안정적인 국면에 진입한데다 내년 태양광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연내 중국에서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재개하며 태양광의 전제품 재고 감소와 가격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 11월에 발표된 중국 에너지부의 정책 변화가 있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책 핵심은 ‘2020년 말 설치 누계 목표 상향’, ‘2022년까지 보조금 보증, 내년 태양광 정책 발표 임박’으로 정리하고 있다.
최근까지의 태양광 제품 가격은 지난 5월 30일 중국의 태양광 정책 변경 이후 30% 이상 폭락한 상태다. 이번 발표로 내년에 발전소 설치 허가가 재개되면 태양광산업 전 분야에서 재고 소진이 이뤄지며 빠르게 태양광 제품 가격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료=신한금융투자) |
◇ 중국 태양광 발전소 설치 허가 재개 가능성…"재고 감소와 가격 상승 기대"
태양광 산업은 공급과잉 속에서 수요 증가 여부가 핵심이었다.
예상보다 강했던 작년의 중국수요는 OCI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 연초만 해도 중국 투자 확대가 태양광 수요를 견인하며 올해 세계 태양광 투자는 작년보다 12% 가량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5월에 있었던 갑작스런 중국 정부의 태양광 발전소 설치 허가 보류가 5개월 동안 이어지면서 태양광 산업의 최전방인 모듈시장부터 구매력이 극도로 약화됐다. 재무구조가 열악한 소규모 업체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제품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서며 가격 급락세가 이어졌다.
다만 현재로는 이같은 가격 하락은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유인(Incentive)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 에너지부가 태양광 설치 누계 목표를 기존보다 높여 잡았는데 이는 내년에 설치 허가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OCI는 폴리실리콘 물량의 80~90%가 중국으로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큰 기업이다. 이에 이번 중국 에너지부의 정책 발표로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 회복 느리지만 태양광 발전 원가 하락…"올해 이후 업황 개선될 것"
미래에셋대우는 당초 기대와 달리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에도 수요는 부진했지만, OCI 주가는 반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태양광 발전 원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매크로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시작하면 태양광 수요는 예상보다 탄력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올해 하반기 이후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DB금융투자는 태양광산업의 불확실성으로 폴리실리콘의 반등이 더디고 추가 증설발표 역시 지연되고 있다며 OCI 목표가를 내린 바 있다. 다만 제품가격 급락에 따른 내년 태양광 설치 수요 반등, 한계 기업의 시장 이탈 기대를 높이며 점진적인 업황과 OCI의 실적 회복을 전망했다.
▲(자료=교보증권) |
◇ "4분기 실적 저점 될 듯…"가격하락·우호적 정책 전세계 수요 이끌 것"
신한금융투자는 태양광 주요 제품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OCI의 올해 4분기 실적이 저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셀, 모듈 등 태양광 다운스트림 제품 가격이 2주 연속 상승했으며 5월 이후 부진했던 수요도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셀·모듈 가격 상승은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내년 수요 전망은 가격 하락과 우호적인 정책 환경으로 긍정적이다.
인도와 EU지역에서는 올해보다 각각 78%, 45% 수요가 늘어나고 미국도 3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신한금융투자) |
최대 시장인 중국의 정책 변화도 기대하고 있다. 11월 에너지부에서 발표한 2020년 말 설치 목표 증가가 공식화된다면 내년 글로벌 수요는 최대 38%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기존 28% 증가보다 상향되는 수치다.
다만 4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 수요 부진으로 폴리실리콘 손실이 더욱 커지고 정기보수와 핵심 제품(TDI) 가격 하락으로 화학사업부도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도 태양광 수요의 계절성을 고려한다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실적 증가폭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