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 총 소액주주 21만명
40만원대 회복한 삼성바이오, 검찰 수사에 또 ‘악’
삼성물산 ‘연간 최대 실적’ 전망에도 주가 출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회계부서를 압수수색한 1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로비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식 거래가 재개된 지 3일 만에 ‘검찰 수사’라는 최대 악재를 만났다. 검찰이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물론 삼성물산까지 압수색을 벌이면서 20만명이 넘는 소액주주들은 연일 마음을 졸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는 인천 연수구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는 물론 분식회계 의혹의 중심에 있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분식회계 배경으로 의심받는 삼성물산과 삼정·안진·삼일·한영 등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국내 4대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물 분량과 디지털 포렌식 절차 등을 감안하면 압수수색은 며칠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20일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했다. 증선위는 앞서 지난 7월에도 삼성바이오가 미국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계약을 맺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보고 고발장을 낸 바 있다.
문제는 검찰이 이번 수사에 삼성물산도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결국 검찰이 정조준한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분식회계와 어느정도 연관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듯 검찰이 사실상 ‘삼성그룹’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애꿎은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작년 말 기준 삼성물산의 소액주주는 13만6562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액주주는 7만8000명으로 두 회사를 합하면 21만4562명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거래소가 상장유지 결정을 내린 직후인 11일 39만4000원에서 13일 41만원으로 단숨에 40만원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4.51% 내린 39만1500원에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역시 전일 대비 1.82% 하락한 1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재개로 상장폐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삼성물산의 주가도 반등할 것으로 봤다. 펀더멘털상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삼성물산 주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악재에 9월 21일 장중 13만2500원에서 지난달 22일 9만5800원으로 27.7% 급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간신히 10만원대를 회복했지만 또 다시 검찰 수사라는 복병을 만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이 올해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올리며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계속될 경우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연일 출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