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新남방정책’ 박차… "'아세안지역은 금융 블루오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2.14 11:08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금융권 간담회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오른쪽 네번째)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신남방정책특위 금융권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금융권 신 남방정책 현황을 확인하고, 내년도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시중은행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세안 지역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지목되는 만큼 내년도에 보다 적극적인 진출을 꾀해야 한다는 데에 전 은행권이 공감했다.

14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김현철 신 남방정책특위 위원장의 주재로 국내 금융기관의 신 남방 진출 현황을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한 이대훈 농협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본격 간담회 시작에 앞서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횡축에 위치한 주요 국가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며 "하지만 현재 ‘횡축’에 해당했던 미국, 일본, 중국 등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근 미국의 통상 보호주의 강화로 인해 철강 수출 등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했으며 일본과는 고질적인 문제인 역사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중국 역시 사드 보복에 대한 리스크가 지속해서 존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해당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적인 관계가 점진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제시한 것이 바로 ‘신남방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등 아세안 지역 10여 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아세안 지역은 2030년께 G5 포함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금융사 입장에서는 블루오션으로 점쳐지고 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발표를 통해 2018년 9월 기준 신 남방 대상 지역에 국내 금융사의 점포 163개가 진출해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위원은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3개국에 전체의 61%에 해당하는 99개 점포가 소재해 있다"며 "업권 별로는 은행이 76개사로 전체의 47%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베트남 진출 사례는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성공사례로 꼽혔다. 신한은행은 1993년 신한비나은행을 설립한 이후 1995년 신한은행 호치민 지점으로 개점한 바 있다. 이어 2009년 호치민지점 신한베트남은행으로 법인 전환하며 현재 전체 직원 1697명(현지 직원 1648명)으로 구성 범위를 확장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국내은행 해외점포 중 당기순익 1위,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중 자산규모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총자산 역시 2015년 18억1800만달러에서 올해 10월 37억4600만달러로 2배 가까지 성장했다.

한편,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데 있어 규제적 어려움을 호소한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금융기관은 속성상 규제 산업이다. B2G(Business, Bank to Government) 산업은 해당 국가의 규제와 인허가 등에 복잡하게 얽혀있을 수밖에 없다"며 금융권의 해외 진출 어려움을 헤아렸다. 이어 그는 "다만, 우리나라는 압축성장을 하며 신 남방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금융 규제와 불확실성을 이미 경험해봤다"며 "현재 금융기관의 수장들은 젊은 시절 해당 과정을 이미 극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최근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북한과의 관계 속에서 ‘신북방 정책’을 통해 경제적 공동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방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 이는 굉장히 역사적인 이슈"라며 "현 정부는 북한을 경제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첫 정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부가 남북관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새로운 번영 공동체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에 북한 역시 국내 금융권 입장에서는 ‘새로운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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