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4서 채택 거부 국가 비난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 [사진제공=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이 지금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미국과 중국 등에 주요 국가가 지구온난화 방지에 대한 더욱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4)가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 채택 실패는 비도덕적일 뿐 아니라 인류의 ‘자살행위’가 될 것"이라 경고하며 "지금의 기회를 놓치는 것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기후 변화를 멈출 수 있는 마지막 가능성을 버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IPCC 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쿠웨이트 4개국을 도덕적으로 용서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는 "IPCC의 특별보고서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면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엄청난 고난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엄정한 자백이다. 특히 작은 섬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물론 이 것이 좋은 소식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무시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를 비롯한 다수의 개발도상국들은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에 화답하며 온실가스 배출 감소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중국의 역할 강화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유엔이 보고서 채택에 있어 미국의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중국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관계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곧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기후변화회의가 할 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들은 EU를 비롯해 캐나다, 뉴질랜드 등 주요 선진국들이 참가하고 있는 ‘야심 찬 감축 연대(High Ambition Coalition)’ 움직임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유럽기후변화대응 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Europe)의 웬들 트리오는 "파리협약의 정신이 돌아왔다.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은 지금까지 그리 즐겁지 않았던 회의의 긴장이 요구되던 시기에 (회원국들이) 좀 더 대담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도록 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유럽의회와 몇몇 회원국들은 EU가 55%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 아직 서명하지 않은 국가들에게 더 이상 과학을 무시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인천에서 열린 IPCC총회 때 발표됐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거의 절반 수준인 45% 줄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던 당사국들의 약속이 완전히 궤도에서 벗어나 있으며,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기온 상승폭이 1.5도 보다 높은 3도 이상이 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