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국제유가 반등 가능성...에너지·소재 투자해볼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2.22 09:47

산유국 원유 감산...WTI 60달러까지 반등할듯
공급과잉으로 유가하락시 경기부양 효과 기대
SK증권 "유가 단기 반등이 주는 투자기회 노려야"


▲(사진=연합뉴스)



내년 1월부터 산유국들이 하루 120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현재 45달러 수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적어도 배럴당 60달러까지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하락이 멈추거나 단기 반등할 경우 주가도 강세를 보이는 만큼 에너지, 금융, 소재 등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3개월간 WTI 추이.(사진=네이버 금융 캡쳐)



◇ 국제유가, 바닥 뚫고 지하찾기...WTI 이번주 11% 급락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29달러(0.6%) 하락한 45.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WTI는 이번주 11%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간 단위로는 2016년 1월 이후 약 3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지난 10월 3일 기록한 76.10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40% 급락한 수치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공급 과잉, 증시 불안전성과 맞물린 위험자산 회피 심리 등이 맞물리며 국제유가는 바닥을 넘어 지하를 찾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가 내년 1월부터 하루 120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이달 초 합의했지만,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급격하게 늘리면서 감산 합의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원유생산업체들은 현재 원유를 1200만 배럴씩 뽑아내며 공급 과잉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약 50만 배럴 감소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간 원유 생산량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러시아 역시 내년 초 감산합의 시행 직전 산유량을 최대한 늘리면서 국제유가의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 내년 초 유가 반등 가능성...산유국 감산-지정학적 불확실성

그럼에도 대다수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내년 상반기부터 서서히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OPEC+가 내년부터 6개월간 일일 12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만큼 공급 과잉 현상이 완화되고,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산유국들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맞물리면서 원유 공급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역시 내년 1월부터는 하루 5만 배럴 이상 감산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미국이 아무리 생산량을 늘려도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더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다. 이미 세계 GDP 대비 유류 부담이 2015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상반기 60달러 수준까지 반등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GDP 대비 유류소비비중.(자료=SK증권)




특히 최근 국제유가 하락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공급과잉’이었던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같은 유가 하락이라도 수요위축이 원인이었다면 경기 부양 효과도 미미하다. 그러나 공급 확대가 국제유가를 끌어내렸다면 경기 부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SK증권에 따르면 1986년과 2008년 국제유가 하락 폭은 70%로 동일한 수준이었지만 경기 흐름은 확연히 달랐다. 1986년 2차 석유전쟁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량을 2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늘리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지만, 결국에는 이것이 경기 회복으로 이어졌다. 반면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유가 하락에도 오랜 기간 경제가 어려웠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수요 위축으로 촉발된 유가 하락은 지표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지만 공급 확대로 촉발된 유가 하락은 생각보다 빨리 경기 회복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유가 하락 마무리 및 단기 반등 기간 업종별 퍼포먼스 – 한국은 에너지, 소재, 산업재, IT.(자료=SK증권)




◇ 유가 반등시 에너지·소재·IT 유망

그렇다면 국제유가 반등시 주목할 만한 업종은 무엇이 있을까. SK증권이 국제유가가 30% 이상 하락한 후 단기 반등 기간에 미국과 한국의 업종별 퍼포먼스를 비교한 결과 미국은 에너지, 금융, 소재 등의 업종 수익률이 양호했다. 한국은 에너지, 소재 등의 수익률이 좋았다. 미국과 한국 모두 국제유가 반등 시기에 IT업종 수익률도 호조를 보였다. 

물론 해당 업종이 꼭 국제유가 때문에 반등했다고 단언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이 멈추거나 반등할 경우 주가도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에너지, 금융, 소재 업종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아무리 좋은 유가 하락이라도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상황에서는 주가도 반등하기 어렵다"며 "최근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단기라 해도 유가 반등이 주는 투자 기회를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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