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경제 악재 산더미...무역전쟁으로 교역질서 ‘흔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2.23 10:24

IMF, OECD 등 주요 기관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한국 성장률 올해 2.7%, 내년 2.8%, 2020년 2.9% 추정
무역갈등에 세계 GDP·무역 직격탄..물동량 증가율 반토막


수출

▲(사진=연합뉴스)


내년 글로벌 경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주요 선진국 금리 인상, 중국 부채 등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침체기를 맞을 전망이다.

◇ 주요 기관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수요 부진, 무역과 금융리스크 등을 이유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IMF는 지난 10월 내놓은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3.7% 성장했던 세계 총생산(GDP)이 올해와 내년 모두 성장률 3.7%로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모두 하향 조정돼 미국은 올해 2.9%, 내년 2.5%로 성장세가 더뎌지고 중국은 올해 6.6%에서 내년 6.2%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은 올해 2.0%, 내년 1.9% 성장하는 데 그쳐 지난해 성장률(2.4%)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고 신흥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7%로 3개월 만에 0.4%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세계경기에 대해 "앞으로 긴장이 더 고조되고 통상이 위협을 받으며 사람들이 어디에 투자할지, 공급사슬을 완전히 바꿔야 할지 고민한다면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OECD의 전망은 더 어둡다. 점증하는 리스크 속에 세계 경제성장률이 꼭지를 찍고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진단했다. OECD는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GDP 성장률은 3.5%로 올해 3.7%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 3.7%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주요 20개국(G20) 성장률도 올해 3.8%에서 내년과 2020년 3.7%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고 내년 유로존과 영국, 일본 성장률은 각각 1.8%, 1.4%, 1.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성장률은 올해 2.7%. 내년 2.8%, 2020년 2.9%로 예상됐다.



트럼프 시진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



◇ 내년 경제 최대 리스크는 ‘무역분쟁’

주요 기관들이 꼽은 내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단연 미중 무역분쟁이다.

OECD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이에 보복한다면 2021년까지 미국과 중국의 GDP가 각각 0.8%, 1% 줄고 전 세계 GDP는 0.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OECD에 따르면 무역갈등은 이미 세계 GDP와 무역에 타격을 주고 있다. 국제 상품교역의 80%를 차지하는 컨테이너항 물동량의 연간 증가율도 지난해 6%에 근접했지만 올해는 3% 아래로 반 토막났다.

IMF 역시 세계 상품·서비스 무역 규모 증가율이 지난해 5.2%에서 올해 4.2%, 내년 4.0%로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와 내년 전망치는 지난 7월 예상치보다 각각 0.6%포인트, 0.5%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 미국, ‘나홀로 호황’도 끝...내년 경기 ‘깜깜’

올해 나홀로 호황을 누렸던 미국마저 경기가 후퇴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은행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내년 하반기 미국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발표한 조사에서 기업, 금융권, 학계 등 60명의 경제 전문가 중 절반 이상이 2020년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10%는 내년부터 미국의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 세계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세계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 경제 둔화다.

한때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자랑했던 중국은 내년 6.3%, 2020년 6.0%로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OECD는 예상했다.

중국은 지난 3분기 금융위기 후 가장 낮은 6.5%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11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산업생산 증가율도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으며 특히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 경제에도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달 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 78.9%가 중간재이며 GDP 대비 중국 무역 비중도 15.6%로 일본(7.5%)의 두 배가 넘어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 중국 등 부채리스크 뇌관

주요 기관들이 보는 내년 세계경기의 뇌관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부채 리스크다.

금융위기 이후 오랫동안 각국 중앙은행이 시중에 푼 돈이 글로벌 부채 수준을 한껏 높여놓은 와중에 긴축 주기가 시작되면서 빚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IMF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부채는 사상 최대인 184조 달러(약 20경7809조)로 세계 GDP의 225%에 달한다. 1인당 평균 부채는 1인당 평균 소득의 2배를 넘는 8만6000 달러(약 9715만원)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부채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71조 달러(8209조원)로 전 분기보다 1조 달러 늘었는데, 이 증가분의 80% 이상은 중국이 차지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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