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韓경제 버팀목 '반도체' 생산 둔화...08년 이후 최대폭 감소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 6개월째 동반 하락
연간 수출 사상 첫 6000억 달러 돌파...세계 7번째
기업체감경기 2년 2개월만에 최저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연합)



우리나라 경제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지난달 생산과 투자지표가 동반 감소세로 전환한 가운데 그간 우리나라 경제를 든든하게 받쳐준 반도체 생산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우리나라 연간 수출이 70년 만에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기업 체감경기는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 생산·투자 동반 부진에 '믿었던' 반도체도 털썩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서 주목할 부분은 올해 하반기 들어 반도체 생산 둔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월과 비교한 반도체 생산은 지난 5월에 6개월 만에 마이너스(-7.0%)로 전환한 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5개월 중 10월을 뺀 4개월간 전달보다 생산이 줄었다.

반도체 생산이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은 맞지만 최근 몇 달간 추세적으로 생산이 주춤하고 있다는 뜻이다.
 
11월에는 반도체 생산 부진이 광공업 생산을 끌어내렸고, 이는 전산업 생산의 감소세 전환으로 이어졌다. 생산·소비·투자의 트리플 증가세는 10월 '반짝'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달 반도체 출하도 16.3% 감소하면서 2008년 12월(-18.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최근 1년간 반도체 출하가 10%대 낙폭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14.4%), 올해 7월(-16.2%)에 이어 세 번째다.

생산과 설비투자 지표도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11월 전(全)산업생산지수는 106.5로 전월보다 0.7% 하락했다.

전산업 생산은 9월에 1.4% 감소한 뒤 10월에 0.8% 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11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도 낙폭이 컸다. 11월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1% 감소했다. 올해 6월 7.1% 줄어든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설비투자는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9월과 10월 증가했지만 지난달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현재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개월째 동반 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하면서 8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연속 하락기간은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드배치 등의 영향으로 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한 2015년 11월∼2016년 4월 이후 가장 길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하락, 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역시 6개월째 미끄러지면서 2009년 4월(98.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경기 동행지수·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째 동반 하락한 것은 2004년 5∼10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6개월 연속 하락은 경기전환점 발생 신호로 보고 경기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내년 3월 말에 올해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나오면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의견이 한 흐름으로 수렴되면 경기전환점을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 연간 수출 사상 첫 6000억 달러 돌파

물론 아주 나쁜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 연간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11시 12분 기준으로 연간 누계 수출은 6000억달러(671조3400억원)를 넘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6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우리나라가 1948년 수출을 시작한 이후 70년 만이며, 2011년 5000억달러를 처음 달성한 이후 7년 만이다.

지금까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가 6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7번째다.
 
우리나라 수출이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치인 3.4%를 기록했다.
 
수출 순위는 6위를 유지하고 있다.

1000억달러에서 6000억달러까지 걸린 시간은 23년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빨랐다.


◇ 기업 체감경기는 '꽁꽁'...향후 수출도 녹록지 않을듯

문제는 앞으로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주요국 경제 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등이 맞물리면서 이같은 기록을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이같은 우려에 기업 체감경기도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8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이달 전체 산업의 업황 BSI는 72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업황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체 산업 업황 BSI는 2016년 10월(71)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세부 지표를 보면 수출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BSI 하락이 두드러졌다. 수출기업 BSI가 75로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졌고 내수기업도 70에서 69로 1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체 BSI를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업황 BSI가 76에서 73으로 4포인트 하락했고, 중소기업은 69로 변함이 없었다. 

BSI에 소비자 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는 0.3포인트 상승한 91.9를 나타냈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하락해 93.4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7월(93.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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