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송두리·허재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이 2019년도 기해년을 맞이해 금융·증권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우리나라 금융·증권산업의 도약을 위해 2018년도 정부 금융정책의 행보를 평가하고, 2019년도 금융당국에 바라는 점 등을 조사한 이번 설문 조사는 금융과 증권 두 파트로 나눠 진행됐다. 금융부문은 2018년 12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은행,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금융 산업 종사자 총 56명이 참여했다. 증권부문은 2018년 12월 10일부터 12월 15일까지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자본시장 종사자 총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상·하로 나눠 두 차례에 걸쳐 분석한다.


◇ 금융업계가 평가한 금융당국은 "10점 만점에 4.8점"

금융업계 종사자들이 평가한 정부의 금융정책 수행도는 10점 만점에 4.8점으로 5점을 채 넘기지 못했다. 사실상 낙제점이다.

1점부터 10점 가운데 금융당국의 정책 수행도를 5점·6점으로 평가한 답변이 각 12명으로 전체 답변의 22.8%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았으며 이어 4점(8명), 3점(7명) 등의 순이었다. 가장 낮은 점수인 1점으로 평가한 답변은 전체의 5.4%인 3명이었으며, 가장 높은 점수인 10점으로 평가한 답변은 전체의 1.8%인 1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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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답변을 허용했던 "올해 금융당국이 추진했던 정책 중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이끈 것은?"이라는 질문에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강화(신 DTI 적용·DSR 적용)’와 ‘가상화폐 규제 강화’를 선택한 답변은 각 20회였다. 이어 ‘유병력자 실손보험 출시’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 역시 18회를 기록했다.

가상화폐 규제 강화를 긍정적인 정책으로 뽑은 이유로는 ‘맹목적인 투기 심리를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답변의 비중이 높았다. ‘변동성이 큰 자산에 대해 적절한 시장진입 규제가 적용했다’는 답변과 ‘비제도권 금융 상품에 대한 규제는 필요가 아닌 필수’라는 답변도 존재했다.

역시 중복답변을 허용했던 "올해 금융당국이 추진했던 정책 중 가장 기대되지 않는 정책은?"이라는 답변에는 지난해 11월 말 발표된 ‘카드 가맹점 우대 수수료 범위 확대’를 선택한 답변이 27회로 전체 답변의 48.2%를 차지했다.

우대수수료 적용 가맹점 범위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이유에 대해서는 ‘도를 넘는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답변이 대다수였다. 일부 답변자는 ‘정부의 최저임금 및 경제 정책 실패를 카드사에 떠넘겼다’ ‘직접적으로 가격을 규제하는 것은 시장 경제 원리를 훼손하는 것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옳지 않은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즉시연금 일괄지급 권고, 요양보험 암 보험금 지급 권고 등을 세부내용으로 하는 ‘보험사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와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 강화’가 각 17회 답변을 받으며 가장 기대되지 않는 정책으로 꼽혔다.

보험사의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정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약관을 무시해 보험 계약 체결의 근간이 무너졌다’는 답변과 ‘소비자 보호에 지나치게 중점을 둔 탁상행정’이라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특히 과도하게 소비자 보호 강화에 치우처진 정책이 계속된다면, 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에 있어 보수적인 태도로 변해 획일화된 상품만 출시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강화 정책은 긍정적인 정책이라는 답변 20회, 부정적인 정책이라는 답변 17회를 얻어 금융 종사자들 사이에서 정책 효과에 대한 의견이 가장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강화를 가장 긍정적인 정책으로 뽑은 이유로는 ‘집값 안정’ ‘주택가격 안정화에 기여’ 등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답변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계대출 증대에 대한 최선의 관리’ ‘가계부채 위기 선제 대응’ 등 가계부채 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답변이 많았다.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강화를 가장 부정적인 정책으로 뽑은 이유로는 ‘서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실질적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있었으며 특히 신DTI, DSR 등에 관해서는 ‘현장 적용 시 더 세부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금융업 종사자 "금융당국 ‘규제’는 그만…" 한목소리

캡처

최근 들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시도가 활발해 지고 있다. "국내 금융사가 글로벌 금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지원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규제 완화’라는 답변이 26개를 기록했다. 세부적인 의견으로는 △핀테크 규제 △해외투자 규제 △해외점포 인허가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내용이 있었다.

‘시장개입을 최소화하고, 기업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답변은 12개로 그 뒤를 이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 대상 과도한 규제가 아닌, 공정 시장 ‘감시자’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당 답변들은 규제를 최소한으로 두고, 해당 규제를 위반할 경우 처벌을 통해 강하게 제재하는 방향을 대안 방안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문가 지원, 디지털 관련 지원 등 금융당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답변도 5개를 기록했다. 한 답변자는 ‘대외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및 해외시장의 초기 투자로 발생하는 초기 손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업 종사자들이 답변한 "우리나라 금융시장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29인이 ‘과도한 규제’라고 답했다. 앞선 글로벌 금융사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규제 완화’라는 답변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한 답변자는 ‘금융시장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서 발전이 가능한 분야인데, 금융은 항상 규제산업이었다’고 지적했다.

‘정부 기조에 맞춰 일관성 없이 변하는 정책’이 걸림돌이 된다는 답변은 11개를 기록했다. 정부의 기조에 따라 짧은 주기로 바뀌는 경제 정책은 금융사의 성장을 저해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 낭비를 초래한다는 의견이다.

일부 답변자는 ‘금융 종사자들의 역량 부족’을 꼽았다. 이들은 금융 산업 종사자들에 대해 ‘영어로 업무가 가능한 현장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다수의 금융 인력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만한 자세가 돼 있지 않다’고 평가하며 자조적인 목소리를 냈다.

마지막으로 금융 종사자들은 2019년도 금융당국에 바라는 점으로 ‘시장에 지나친 개입을 피하고, 자율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고 답변했다. 한 답변자는 ‘자유시장 경제에 맞게 금융사의 자율을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또 다른 답변자는 ‘금융업을 적폐로 보지 말아 달라. 금융사를 죽이는 정책은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획일화된 규제에서 벗어나 타 산업 분야와 융합을 통한 새로운 활성화 정책을 기대한다’는 답변도 뒤를 이었다. 금융산업이 신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규제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유연한 금융환경을 바란다는 의견이다. 한 답변자는 ‘강압적이고 강제적이기보다는 상호 상생하는 금융당국이 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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