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WTI 4거래일 연속 상승...배럴당 47달러
사우디, 작년 12월부터 산유량 급격히 줄여
6개월간 산유국 일일 120만 배럴 감산 이행
미중 경기지표 부진 등 세계 경기둔화 현실화
올해 내내 감산 유지해야 저유가서 벗어날 수 있을듯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로 연일 바닥을 찍던 국제유가가 연초부터 다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 12월 산유량을 급격하게 줄인데다 산유국들이 올해 상반기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2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하는 등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점차 해소되고 있는 점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 중국, 유로존, 미국 제조업 지표 등 세계 경기 선행지표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6개월 산유량 감산’만으로는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2018년은 잊어라’ WTI, 4거래일 연속 상승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WTI의 상승세다. 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2%(0.55달러) 오른 47.0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새해 첫날 2.5%(1.13달러) 급등한 46.54달러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 28일부터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최근 1개월간 WTI 추이.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전일 대비 배럴당 1.89%(1.04달러) 오른 55.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말까지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WTI는 2018년 마지막 날인 31일 45.41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연간 25% 급락했다. 브렌트유도 하락률이 20%에 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간 기준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10월 3일만 해도 76.41달러까지 올랐던 WTI는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원유 공급 과잉 등이 맞물리면서 불과 3개월도 안돼 47달러까지 떨어졌다. 12월 24일에는 42.53달러까지 급락하며 1년 6개월만에 최저치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사우디의 힘...작년 12월부터 산유량 급격히 줄여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단연 사우디아라비아다. 원유 최대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 12월부터 산유량을 급격히 줄이면서 그간 유가를 눌렀던 ‘공급과잉’이라는 악재가 해소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하루 평균 3260만배럴을 생산했다. 이는 전월보다 53만 배럴 줄어든 수치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 셰일 붐에 따른 공급과잉 대응에 나섰던 2017년 1월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이는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달 하루 평균 42만 배럴을 줄여 1065만 배럴을 생산한 영향이 컸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OPEC 회의에서 합의한 수준을 넘어서 감산할 수도 있다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생산량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산유국들이 올해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20만 배럴 줄이는데 합의한 점도 국제유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년 12월 7일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은 연초부터 6개월간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20만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다.


◇ 추가 상승 가능성은 ‘물음표’...경기 둔화에 발목 가능성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는 관측이 많다. 최근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둔화에 대한 공포감의 중심은 단연 미국과 중국이다. 실제 3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PMI는 54.1로 2년 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전문가 예상치(57.9)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중국과 유럽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확장세 둔화’를 넘어 위축의 범주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9.7로 201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위축 구간에 진입했고 중국 국가통계국의 공식 제조업 PMI도 49.4에 그쳐 29개월 만에 기준선 밑으로 내려왔다.

앞서 발표된 지난해 11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8.1%로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중국 수출과 수입도 각각 전년 대비 5.4%, 3%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치 9.4%, 14%에 크게 못 미쳤다.

이렇듯 앞으로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 커진다면 산유국들의 6개월 감산 만으로는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데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6개월이 아닌 1년 내내 감산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스콧 달링 JP모건 아시아태평양 원유·가스 책임자는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와 한 인터뷰에서 OPEC이 올해 내내 감산 유지를 하지 않으면 현 수준의 저유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JP모건은 지난해 OPEC 회의에 앞서 OPEC이 정말로 120만배럴 이상 감산하지 않으면 2019년 ‘55달러 브렌트유’라는 저유가 시나리오를 향해 갈 수 있다고 말했다"며 "OPEC은 1년이 아니라 반년만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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