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최첨단 우주과학 경쟁 시대 돌입

에너지경제신문은 ‘정종오의 스페이스 읽기’를 연재한다. 상상할 수도 없는 무한한 공간인 ‘우주’. 그 속에서 지구는 ‘티끌’ ‘점’에 불과하다. 작디작은 이 공간에 인류는 살고 있다. 미국 천문우주학자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은 보이저 1호가 1990년 지구에서 61억㎞ 떨어진 곳에서 찍은 지구 사진을 두고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표현했다. 우주는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우리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를 알려주는 공간이다. 그 시작점을 찾기 위해 인류는 하늘을 쳐다보고 우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정종오의 스페이스 읽기’를 통해 우주과학에 대한 다양한 소식을 전한다. [편집자 주]


"지구전체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 우리가 사는 곳은 그 점의 한구석에 지나지 않는다-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보이저호

보이저호는 현재 지구로부터 약 180억km에 위치하고 있다. 태양권을 벗어났다.[사진제공=NASA]


[에너지경제신문 정종오 기자] 지구로부터 약 180억km. 지구로부터 약 65억km. 지구로부터 약 38만km. 지구로부터 약 209km.

이 숫자가 던져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네 개의 거리는 모두 어떤 특정 우주선, 착륙선, 로켓이 위치하고 있는 곳을 말합니다. 2019년이 시작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관심을 끈 분야는 우주과학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이 태양계 외곽지역인 카이퍼 벨트의 지름 30km에 불과한 소행성 근접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중국 우주선이 달 뒷면에 인류 최초로 착륙했습니다. 이 두 소식을 두고 2019년이 시작되면서 ‘우주 경쟁시대’에 돌입했다는 의견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뉴호라이즌스호

뉴호라이즌스호는 지구로부터 65억km 떨어진, 지름 31km의 소행성을 지난 1일 근접비행했다.[사진제공=NASA]

◇우주과학은 기술력과 항해능력 등 최첨단 분야=우주과학은 크게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로켓 기술력과 목표한 정확한 지점에 우주선을 위치시키는 항해와 운영능력입니다. 물론 다른 분야도 중요한데 이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인류가 만든 우주선 중 현재 가장 멀리 가 있는 우주선은 보이저1, 2호입니다. 1977년 발사된 쌍둥이 우주선은 현재 지구로부터 약 180억km 떨어져 있습니다. 태양권을 벗어나 성간 영역에 들어섰습니다. 성간 영역이란 별과 별 사이 공간을 뜻합니다.

두 번째로 멀리 간 우주선은 NASA의 뉴호라이즌스호입니다. 뉴호라이즌스호는 새해 첫날 카이퍼 벨트에 있는 소행성 ‘2014 MU69’를 근접비행 했습니다. 직접 찍은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습니다. NASA는 ‘2014 MU69’를 ‘울티마 툴레(Ultima Thule)’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저 멀리 멀리 떨어져 있는 세상의 끝’ ‘알려진 세상 넘어(beyond the known world)’라는 뜻입니다. 지난 1일 오후 2시30분쯤(우리나라 시간) 뉴호라이즌스호는 이 소행성에 3500km까지 접근했습니다.

지구로부터 약 38만km. 지구와 달의 거리입니다. 뉴호라이즌스호의 신선한 소식이 전달된 직후인 지난 3일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뉴스가 날아들었습니다.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에 인류 최초로 중국 달 탐사선 ‘창어4호’가 착륙에 성공했다는 뉴스였습니다. 중국중앙TV 등을 비롯해 외신들은 앞 다퉈 이 소식을 타전했습니다. 2018년 12월 8일 중국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3호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된 창어4호가 3일 오전 달 뒷면 남극 근처에 착륙했다고 전했습니다. 창어4호의 목표 착륙 지점은 달 뒷면 남극 근처에 있는 폭 186㎞의 폰 카르만 크레이터입니다.

지구로부터 고도 209km. 우리나라가 지난해 시험발사체 ‘누리호’를 쏘아 올렸습니다. 누리호는 예정했던 고도, 200km를 넘어섰습니다.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미국이 65억km 지점에 우주선을 위치시키고, 중국이 달 뒷면에 착륙선을 내보내는 동안 우리나라는 이제 국산 로켓을 개발한 초기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아폴로 8호

아폴로8호가 달에서 찍은 지구. 지난 3일 중국 창어4호가 달 뒷면에 인류 최초로 착륙에 성공했다.[사진제공=NASA]


◇왜, ‘Far far away…’=1977년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호는 타이탄 로켓에 실려 발사됐습니다. 2006년 발사된 뉴호라이즌스호는 아틀라스-V 로켓이 우주공간으로 실어 날랐습니다. 달 뒷면에 착륙한 창어4호는 창정3호 로켓이 임무를 맡았습니다. 로켓은 기본적으로 전면에 실려 있는 탑재체(우주선, 착륙선, 인공위성 등)를 안전하게 우주공간으로 내보내는 임무를 맡습니다. 기술력이 집약돼 있는 분야입니다. 우주과학이 발달한 나라는 공통적으로 군수산업 또한 최첨단을 달립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고대 로마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지구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우주공간에서 ‘티끌’ ‘먼지’ ‘점’에 불과한 지구에서 역시 티끌과 먼지에 불과한 다른 천체에 정확하게 우주선을 보낸다는 것은 한 치의 오차도 벗어나면 불가능합니다. 지구에서 65억km 떨어진, 그것도 지름이 31km에 불과한 ‘far far away’에 있는 ‘울티마 툴레’를 근접 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입니다.


어려움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실시간 명령이 작동할 수 없습니다. 65억km라면 지구에서 명령을 내려도 빛의 속도(30만km/초)로 계산하면 2만1666초 뒤에 도착합니다. 그럼에도 목표했던 곳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것은 정확한 계산과 항해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국은 새해 38만km 떨어진 달에 오차 없이 착륙선을 보냈습니다. 이는 다른 말로 풀이하자면 미국의 경우 65억km 떨어진 곳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정확히 무기를 투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주과학이 발달한 나라에서 무기 등 군수산업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자체 로켓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우주과학에서 본다면 걸음마 단계입니다. 이렇게 뒤 처진 이유를 두고 한편에서는 한미 군사협정때문이란 해석을 내놓습니다. 로켓을 개발했다는 것은 최첨단 무기를 개발한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미군사협정 등으로 미국이 여러 제약을 하면서 우리나라가 자유롭게 로켓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미국으로부터 자유로운 북한이 우리나라보다 로켓분야에서 앞선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상식이하의 정권에서 ‘22조원 혈세’를 4대강에 쏟아 붓는 등 ‘삽질’만 하고 우주과학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중국이 달 뒷면에 착륙선을 보냈다고 해서 NASA의 우주과학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입니다. 65억km에 있는 31km 지름의 소행성에 우주선을 보내는 것과 38만km 떨어진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것은 질적으로 차이가 큽니다. 우리나라도 ‘누리호’ 발사에 성공한 만큼 올해는 우주과학분야에서 더 큰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PYH2018112821580001300_P4

지구로부터 209km. 지난해 11월28일 우리나라 시험 발사 로켓 ‘누리호’가 도달한 고도이다.[사진제공=연합뉴스]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