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공유경제: 카풀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정부가 올해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공유경제’ 카드를 뽑았다. 규제 혁파를 통해 공유경제를 혁신성장의 핵심 축으로 성장하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유경제의 핵심으로 꼽히는 ‘카카오 카풀’ 등 승차공유 서비스는 이번 활성화 방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여기에 최근 카풀 서비스 반대를 주장한 택시기사들이 잇달아 분신해 사망하면서 카풀 실타래가 더욱 복잡하게 꼬이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5차 경제활력 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를 열고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에는 현재 외국인 대상으로만 가능한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 공유 서비스를 국내 도시에서도 연간 180일 이내에서 내국인까지 허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련 법(관광진흥법)을 개정하고, 투숙객 안전 보장을 위해 범죄 전력자가 공유 숙박업을 운영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쏘카’ 같은 차량 공유(카셰어링) 활성화 방안도 담겼다. 대여·반납 장소에 제한이 없는 카셰어링 서비스가 세종과 부산에 한해 도입된다. 모바일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전세버스 탑승자 모집을 허용하는 방안도 담았다.

하지만 일부 민감한 분야는 이번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에서 빠졌다. 공유경제의 중심 축으로 지목되는 카풀이 정부가 이날 발표한 공식 자료에서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법인택시 완전 월급제 도입과 개인택시 면허 매입 등 당근책을 택시업계에 제시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겠다는 방침이지만, 오히려 택시업계의 역린만 건드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 도입 완전 폐지"라는 초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공유경제 분야 다양한 사업 가운데 카풀이 속도를 내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 카풀을 위시한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는 애초부터 논의의 장으로 나오지 않고 있어 해법을 찾기란 요원한 실정이다. 택시업계는 더불어민주당이 구성한 택시·카풀 TF 간담회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아 카풀 서비스와 관련 대화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울러 대책회의가 열렸던 9일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반대하며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분신을 시도한 한 택시기사가 10일 결국 숨지면서, 지난달 20일 대규모 상경 집회 이후 잠잠했던 택시업계의 카풀 반대 움직임이 재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카풀 시장이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옴싹달싹 못하는 사이 미국 우버, 중국 디디추싱 등은 이미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버의 현재 기업가치는 1200억 달러(한화 약 134조 원), 디디추싱은 약 63조 원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기관 에너지아스 마켓리서치는 카풀 등 전세계 승차공유 시장 규모가 오는 2024년 1487억 달러(약 166조 원), 2025년 2000억 달러(약 223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유경제 자체가 단순히 숙박·차량·승차 공유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 만큼 다양한 시장 진입자와 기존 사업자 간 이해관계 상충을 예방하는 방안을 우선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민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공유경제는 그 개념이 매우 포괄적인 데다, 급격한 IT 기술 발전으로 물품뿐 아니라 개인의 시간, 재능, 금융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세부적인 부분까지 고려해 미리 규제 등을 마련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가장 먼저 공유경제 자체에 대한 법적 기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틀을 먼저 만들되 논의 과정을 반드시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해서 나머지 분야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지협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